여성들이 평균 수명(2012년 84세)을 기준으로 삶의 3분의 1이상을 폐경 상태로 살아가야하는 만큼, 폐경기를 보다 건강하고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을 보건당국이 적극적으로 교육·홍보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1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이 작년부터 최근까지 진행한 ‘폐경기 증상에대한 행동양식과 여성건강관련 실태조사’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강북삼성검진센터를 방문한 44~56세 여성 2천204명 가운데 33.2%는 폐경이 진행되는 ‘이행기’, 30.0%가 폐경이 이미 끝난 폐경 ‘후기’에 해당했다.
폐경 상태인 663명 가운데 40세 이전 조기 폐경을 경험한 여성을 제외하고, 나머지 524명의 평균 폐경 연령은 48.8세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1년 건강보험공단통계상 우리나라 여성 평균 폐경 연령인 49.4세와 비슷한 나이다.
조사 대상자들에게 폐경 전후에 나타나는 주요 증상을 묻자(복수응답) 대부분 “피부가 건조해진다”(84.7%), “자주 피곤하고 지친다”(84.1%), “근육 힘이 떨어진다”(81.3%), “외모와 피부결·색·탄력이 변한다”(82.6%), “기억력이 떨어진다”(82.2%)고 답했다.
이보다는 드물지만 적지 않은 여성들이 “밤에 땀이 난다”(33.1%), “땀이 많이 난다”(39.0%), “얼굴에 털이 난다”(27.7%) 등의 변화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증상의 정도를 1~8점 척도로 측정한 결과 특히 피로(평균 4.17), 피부 건조(4.14), 기억력 저하(평균 4.06) 등이 폐경기 여성들에게 가장 큰 고통이었다.
아울러 △ 혈관운동성 △ 심리사회적 △ 신체 △ 성(性) 등 4개 영역으로 나눠 폐경기 여성들의 삶의 질을 조사한 결과, 모든 영역에 걸쳐 폐경 이전기에서 폐경 후기로 갈수록 삶의 질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폐경 이행기의 경우 신체 영역 삶의 질이 가장 떨어지는데 비해 폐경 후기여성에서는 성 영역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폐경기 증상에 대한 정보를 따로 교육받거나 관련 정보를 얻은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29%만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의 주요 정보원(복수응답)은 가족·친구·이웃(65.4%), TV·라디오(63.3%),잡지·신문(35.4%), 인터넷(27.5%) 등의 순이었고, 의료기관·의료인으로부터 배운 경우는 25.1%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자의 7.5%는 호르몬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었고, 이 가운데 76%가 “치료가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치료를 통해 줄어든 증상으로는 안면홍조(49.4%), 땀(36.0%), 불면증·우울증(23.2%) 등이 꼽혔다.
임계윤 국립보건연구원 심혈관·희귀질환과 연구원은 “폐경 후기로 갈수록 전반적으로 삶의 질이 나빠지는 만큼, 폐경 후기 여성들과 그들의 성적 삶의 질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한다”며 “또 의료기관과 의료진의 폐경관련 정보 전달 기능도 강화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번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갱년기 여성의 폐경 인식 개선과 건강관리에 필요한 교육자료를 개발, 배포할 계획이다./연합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