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하반기에는 전통적인 쇼핑 시즌이 몰려 있는데다 태블릿 PC 신제품 출시도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돼 업황 개선이 이뤄질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반기부터 이어진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하락세가 하반기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TV와 PC, 노트북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42인치 LED TV 패널 가격의 경우 지난 1월 284달러에서 3월 277달러, 5월 273달러, 7월 257달러 등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8월 상반월에는 254달러까지 낮아졌다.
경기둔화에 6월 중국 TV 보조금 중단과 신용위기 등의 악재까지 추가된 탓이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도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15.6인치 노트북 패널도 1월 39달러, 3월 37.5달러, 5월 37.1달러, 7월 36.7달러, 8월 상반월 36.6달러로 가격이 꾸준히 떨어졌다.
21.5인치 PC용 모니터 패널 가격은 1월 77달러에서 8월 상반월 74.4달러로, 같은 기간 10.1인치 태블릿 PC 패널 가격은 59달러에서 45달러로 하락했다.
하반기에는 수요 위축을 타개할 만한 호재들이 여럿 있다. 우선 9월 새학기를 앞두고 PC와 노트북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실제로 PC용 모니터와 노트북 패널 가격은 지난 7월 이후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10월 중국 국경절과 11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매년 도래하는 쇼핑 시즌이다. 12월 크리스마스 전후로도 TV 등 전자제품 수요가 일시적으로 확대된다.
패널 업계에서는 하반기 LCD TV 판매량을 상반기의 1억556만대보다 30% 가량 늘어난 1억4000만대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하반기 TV 판매량이 상반기보다 30.2% 증가한 바 있다.
그러나 수익성 개선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세트업체들이 패널 가격 상승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데다 재료비, 인건비 상승 등으로 원가 절감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TV 등을 제조하는 세트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내세워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고 패널 업체들도 이를 용인하는 분위기”라며 “판매가 하락이 비용 절감폭을 상회하고 있어 결국 매출은 늘어도 이익률을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하반기 출시를 앞둔 태블릿 PC 신제품들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미 구글이 지난달 넥서스7 2세대를 공개했으며 삼성전자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태블릿 PC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출시되는 태블릿 PC의 경우 풀HD급 고해상도 패널을 탑재하는 경우가 많아 부가가치도 높다. 이에 따라 고해상도 패널 생산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패널 업체들이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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