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주요 대기업은 대졸 신입 채용에 있어 영어 점수, 학점 등 일반적인 스펙보다는 회사 관련 자격증과 도전정신·열정 등을 중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180개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12일 발표한 ‘대졸 신규 채용과 스펙 연관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자격증을 우대하는 기업은 63.3%였으며 채용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은 ‘도전정신·열정’(46.1%), ‘끈기·성실성’(38.4%), ‘창의력’(2.2%), ‘다양한 스펙’(1.1%)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전경련이 지난 5월 9일 발표했던 ‘대졸 취업준비자의 취업 스펙에 대한 조사’에 대한 후속 조사로, 취업준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펙과 실제 대기업이 필요로 하는 스펙이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시했다.
지난 5월 조사에서 815명의 취업준비자 중 795명(97.5%)은 스펙이 취업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고, 20명(2.5%)만이 ‘영향을 안 준다’고 했다. 또한 준비하는 취업 스펙(중복응답)은 ‘토익 등 영어 점수’(69.2%), ‘각종 자격증’(64.5%), ‘학점관리’(57.8%), ‘인턴활동’(24.9%)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대기업들은 토익 등 영어 점수가 채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일정 점수만 넘기면 차이가 없다’(39.5%), ‘구간별 등급을 나눠 평가’(18.9%), ‘높을수록 평가 점수 높음’(13.3%), ‘채용에 결정적 요소 아님’(28.3%)이라고 응답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평균 토익(TOEIC) 점수는 990점 만점에 686.3점으로, 지난 5월 조사에서 취업준비자들이 응답한 평균 목표점수 786.2점과는 큰 차이를 보여 기업과 취업준비자간 영어 점수에 대한 시각차가 확인됐다.
학점이 채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만 넘기면 차이가 없다’(47.2%), ‘구간별 등급을 나눠 평가’(19.5%), ‘높을수록 평가 점수 높음’(14.4%) 등으로 응답했고, ‘채용에 결정적 요소 아님’(18.9%)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반면 자격증은 ‘우대한다’(63.3%), ‘우대하지 않는다’(36.7%)였으며, 자격증을 우대하는 회사의 경우 우대하는 자격증(전문 자격증 제외, 복수응답)은 ‘건설·토목, 전기·기계 자격증 등 회사 업종과 관련한 자격증’(48.4%), ‘외국어자격증’(27.8%), ‘컴퓨터’(15.9%), ‘한자’(3.3%), ‘한국사’(3.3%), ‘한국어’(1.3%) 순이었다.
인턴 경험에 대해서는 ‘거의 우대하지 않는다’(49.5%)가 절반 정도였으며, ‘동종 업종에 한해서만 우대’(39.4%), ‘모든 인턴 경험을 우대한다’(11.1%)로 응답했다.
지난 5월 조사에서 815명의 취업준비자 중 484명(59.4%)가 취업 준비 때문에 휴학을 하거나 졸업을 미뤄 대학을 4년 만에 정상적으로 졸업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반면 대기업 85.6%는 신입직원을 채용할 때 대학 재학생을 졸업생보다 ‘우대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매출액 상위 11개 대기업의 홈페이지에 나온 대졸 채용 공고를 분석한 결과, 대기업들은 상·하반기에 정기적으로 신규 채용을 시행하고 대부분 1차 서류전형 이후 인성·적성검사를 심도 있게 실시하고 있었다. 아울러 취업준비자들이 중요한 스펙으로 생각하는 영어 점수도 직군별로 커트라인이 달랐으며, 이들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에는 도전, 글로벌 인재, 창의와 같은 단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노사팀장은 “대기업은 신규 채용을 할 때 대학생들의 예상과 달리 일반적인 스펙보다 도전정신·열정 등을 중시하고 이러한 역량을 알아보기 위해 인성·적성 검사와 실무면접, 토론 면접 등을 활용하고 있다”며 “목표로 하는 회사에서 선호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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