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유럽 대형은행들은 앞으로 5년간 6610억 유로의 자산 매각과 함께 470억 유로의 자본 보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크레디아그리콜·바클레이스 등이 새로운 자본을 보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은행들은 상당한 부채를 안고 있기 때문에 2조6000억 유로의 자산 처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들의 대출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베렌베르크뱅크의 제임스 차펠 에널리스트는 “유럽 전반의 채무가 여전히 너무 많으며 이는 은행 재무에 드러나고 있다”며 “은행들은 부실 채권을 상각할 자금이 충분하지 못한 상태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은행들은 지난해 5월 이후 2조9000억 유로의 채무를 줄였다. 이들은 대출을 줄이고 비핵심 사업부를 매각하며 재무제표를 축소했다. 유로존 은행들은 비용 감축을 위해 지점망을 대폭 축소했다. 지난 4년간 유럽 전역에서 약 2만개의 지점이 문을 닫았다.
도이체방크는 향후 2년 6개월 안에 자산을 5분의 1 줄일 계획이다. 지난달 58억 파운드 신주 발행을 발표한 바클레이스도 채무를 650억~800억 유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유럽 은행업계 자산은 총 32조 유로에 달한다. 이는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의 세 배를 넘는 규모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규제가 은행 규모에 초점이 맞춘 점을 지적했다. 피치의 브리짓 갠디 상무이사는 “은행의 차입 비율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며 “은행이 더 많은 위험 자산을 확보해 수익성을 높이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위험 자산 대비 자본 비율과 차입 비율 간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럽 대형은행들의 부채 축소로 인해 중소은행들도 더욱 자산을 축소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는 중소기업의 대출도 줄어든다는 얘기다. 유럽중앙은행이 2011년 말 금융시장 신용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1조 유로의 유동성을 공급했음에도 은행들이 조기 상환에 나섰다. 때문에 유럽 중소기업들의 은행 대출도 어렵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