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공공요금 인상, 세제개편 등으로 서민부담이 줄줄이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유업계만 물가 인상 주범으로 몰리며 강하게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세법개정안을 통해 근로자의 소득공제를 세액공제 방식으로 바꿔 중산층과 고소득자의 세금 부담을 늘려 저소득층에 지원토록 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연봉 3450만원 이상인 근로자 434만명(전체의 28%)은 세 부담이 늘고, 이보다 연봉이 낮은 근로자들의 부담은 줄어든다.
기획재정부는 연봉 4000만원 초과 7000만원 구간인 근로소득자는 평균 16만 원, 7000만원 초과 8000만원은 33만 원, 8000만원 초과 9000만 원은 98만원, 9000만원 초과 1억원은 113만원, 3억원 초과는 865만원의 세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정안대로라면 두자녀를 둔 30대 맞벌이 부부는 연간 약 32만원의 세금을 더 부담하게 된다.
반면 유업계가 주장하는 선까지 우유 가격을 인상해도 가계는 연간 2~3만원만 추가 부담하면 된다. 이 정도면 서민 물가에도 큰 영향이 없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로 4인 가족의 월평균 우유 소비량은 5~8리터 가량이다. 유업체들이 추진해왔던 250원 인상시 추가부담금은 연 1만5000원 가량(월 5리터 기준)이다. 1개월에 1250원이다.
특히 원유 가격 인상분 106원을 제외한 물가변동으로 인한 인상분 144원만으로 계산하면 1년에 8640원을 추가 부담하게 된다. 이는 월 720원 가량의 가계 지출이 늘어나는 것이다.
세법개정안으로 인해 증가하는 비용과 비교하면 턱없이 작은 금액이다.
이와 관련, 유업계 관계자는 "세제개편,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서민들의 부담을 높여놓고 애꿎은 유업계만 갖고 서민물가 인상 주범으로 몰고 있다"며 "가구당 한달에 수만원의 세금과 공공요금이 더 추가되는 것에 비하면 월 1000원 가량의 추가 부담금이 정작 서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커피나 제빵 등 연쇄 가격 인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도 지나친 기우"라며 "우유 가격 인상으로 인한 파급 효과도 현재 정학하게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이달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월평균 0.5% 올리고 우편 요금도 30원씩 인상한 상황에서 우유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지나친 '기업 옥죄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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