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리더십 비교­①> 집권 1년차 경제 성적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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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1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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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를 환기시킨 아베노믹스와 구조개혁에 나선 리커노믹스<br/>일본의 엔저공세와 중국 저성장 사이에 근혜노믹스 진단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의 리커창 총리,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기로에 선 국가 경제를 살리기 위한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들은 경제 회생이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지만 내놓은 해법은 상이하다.

장기 불황에 허덕이던 일본은 인위적 경기 부양이라는 카드를 선택했고 중국은 야기할 뇌관으로 꼽히는 그림자 금융과 지방정부 채무, 산업계의 과잉생산 문제에 과감하게 개혁 메스를 대기 시작했다.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핵심 어젠다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집권 1년차를 맞은 한·중·일 정부가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 나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희망과 우려 공존하는 아베노믹스 ‘B’

지난 1월 총리로 취임한 아베는 장기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기 위해 마지막 도전이자 거대한 실험에 나섰다. 일본은행(BOJ)를 앞세워 인플레이션율 목표를 2%로 세우고 본원 통화를 2배로 늘렸다.

아베노믹스가 희망을 잃고 표류하던 일본 경제에 새로운 목표를 던져주는데 성공했다. 실제로 분기별 GDP 성장률이 플러스 행진을 벌이고 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2.6% 증가했다. 올해 들어 닛케이지수는 무려 30% 이상 상승했다. 주요 기업의 2분기 수익도 두 배이상 늘었고 현금 보유액도 19%나 증가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계속된 디플레이션에 원전 사고 등 암울했던 경기를 환기시킨 점을 높이 평가됐다.

그러나 최근 엔저 효과가 반감되고 주가가 떨어지는 등 부정적 징후들이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급증한 정부 부채를 줄이기 위한 소비세 인상 정책도 지지부진해 위기가 임박했다는 지적이 있다. 영국의 가디언은 엔저 효과의 한계와 심각한 고령화 문제로 아베노믹스 성과를 체감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베노믹스가 한계에 접근했다며 경기상황이 아베의 의욕을 뒷받침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시장은 당분간 엔화 약세와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으나 향후 아베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이 아베노믹스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개혁 메스 들고 수술대에 선 리커노믹스 ‘C’

지난 3월 공식 출범한 시진핑 체제에서 경제정책을 주도한 리커창 총리는 저성장 위기에 빠진 경제에 구조개혁을 단행했다. 그림자 금융(금융 사각지대 자금대출)을 비롯해 지방정부 채무 줄이기와 업계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구조 선진화 작업에 착수했다. 개혁 드라이브를 펼치는 와중에도 최저 금리제 폐지 등 경기부양을 위한 조치를 병행했다.

이처럼 개혁조치는 지난 상반기 그림자 금융으로 은행 간 자금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 부채는 GDP의 2.4배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골드만삭스는 추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신용거품이 위험수준에 있으며 중국이 개혁에 나서지 않는다면 성장률이 2018년 이후 4%대로 가파르게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7.8%로 13년 만에 최저치를 모였다가 올해 2분기에는 7.5%로 더 낮아졌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출구전략보다 중국의 경기침체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우려에도 구조개혁을 들이댄 리커노믹스 덕분일까. 일각에서는 중국 경기가 반등될 것이란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7월 수출은 5.1% 늘었다. 지난달 산업생산도 시장 전망치인 8.9%를 웃돈 9.8% 증가했고 위안화 대출잔액도 14.3% 늘었다. 7월 소비자물가(CPI)도 2.7% 올라 물가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화망·중국망은 리커노믹스 효과가 나타나면서 경기 반등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지난 12일 이 지표들을 참고해 중국의 경제가 안정화되고 있다고 기대했다.

◆ 정책 지향점 잃고 방황하는 근혜노믹스 ‘D’

박근혜 정부는 지난 3월 출범한 이후 창조 경제와 경제 민주화 내세웠지만 성과는 아직이다. 창조경제는 미래창조과학부 수장이 바뀌는 진통을 겪으면서도 아직 가시적인 성과 없고 경제민주화는 대·중소기업 균형 발전이라는 정책 목표보다 대기업 때리기에 치중돼 경영여건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반기 기업투자 규모는 당초 기업들의 투자목표 대비 30% 수준인 39조원에 머물렀다.

엔화 가치 급락과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엔저와 중국 성장률 둔화가 맞물리면 최악의 경우 위리나라 국내총생산(GDP)를 약 2.2%포인트 끌어내릴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당 엔화값이 100엔으로 하락하고 달러당 원화값이 1000원까지 상승하면 수출 감소, 수입 증가 등으로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약 1.8%포인트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 성장률이 1% 포인트 떨어질 때마다 한국의 수출증가율이 1.7%포인트 줄고 성장률도 0.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진단했다. 때문에 근혜노믹스가 구체적이고 확실한 정책적 지향점 제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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