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올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률이 2%대로 급락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올해 전체 성장률도 2009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상반기 전세계 자동차 판매는 4077만대로 전년 대비 3.5% 성장했으나 하반기에는 3943만대 판매에 그쳐 성장률이 2.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전세계 자동차시장은 8020만대가 팔려 전년대비 3.1% 성장률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3.8%) 이후 최저치다. 또 극심한 수요정체에 시달렸던 지난해 성장률 5.5%에 비해서도 절반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상반기 대비 하반기 판매 3.3% 감소…글로벌 시장 축소
특히 상반기 대비 하반기 판매는 무려 3.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대수로 환산하면 134만대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성장둔화가 양국 뿐만 아니라 유럽 및 신흥국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의 상반기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대비 13.4% 증가한 838만대를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823만대로 상반기보다 1.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중국 정부의 신차 구매제한 정책 확대 시 판매둔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자동차판매가 7.6% 증가한 783만대를 기록한 미국은 하반기엔 774만대로 시장 수요가 1.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이후 6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유럽시장 수요도 하반기에는 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715만대가 판매된 유럽시장은 하반기에는 638만대로 전반기 대비 10.8%(77만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및 신흥시장 하반기 소폭 회복…연간으로는 마이너스 성장
국내를 비롯한 인도, 러시아 등 신흥국은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시장이 회복할 것으로 보이나 연간으로는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경기 회복 불확실성으로 상반기 판매가 지난해 대비 0.7% 감소한 75만대를 기록했다. 캠핑 등 레저문화 확산으로 SUV와 미니밴을 포함한 RV차량 판매는 늘었으나 승용 모델들의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로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하반기에도 전년 대비 0.1% 감소한 79만대로 예상되며 연간으로도 0.4% 감소한 153만8000대 판매에 그칠 전망이다.
보고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국내 자동차업계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어려운 시장환경 속에서 현대·기아차의 경우 노조의 파업예고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장기 농성으로 인해 안팎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업체들이 수요감소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반면 수입차 업체들은 신차 출시와 한-EU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가격경쟁력이 강화돼 상반기에 무려 19.7% 판매가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수입차업체들은 주요 신모델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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