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80%, 기아차 노조는 70%가 파업에 찬성했다. 노조는 오는 20일께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과 상여금 인상은 물론 순이익의 30%, 1인당 3400만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자녀를 둔 직원에게 기술취득지원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지원하고, 해외에 공장을 건립 시 노조의 허락을 받으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퇴직금 누진제 보장, 정년 61세 연장 같은 요구도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회사측은 이 같은 요구를 모두 들어줄 경우 직원 1인당 1억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연봉 수준을 고려하면 직원 평균 2억원 이상의 임금을 받게 되는 셈이다.
국내 500대 기업(매출 기준) 가운데 상장사 366개사 직원의 평균 연봉은 5980만원. 현대차의 직원 평균 연봉은 9400만원, 기아차는 9100만원이다.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 평균 연봉도 5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평균 연봉은 3280만원에 불과하다.
증권업을 제외한 현대·기아차 직원의 평균 연봉은 최고 수준인 셈이다.
물론 노조는 실제 받는 수당은 이와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받고 있는 수당은 이보다 훨씬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무조건적인 파업이 득이 될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미 현대차는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1994년과 2009∼2011년 등 네 번을 제외하고는 파업을 단행했다. 기아차 노조 역시 2009년과 2010년을 제외하고는 1991년부터 20차례에 걸쳐 파업을 벌여왔다. 지난해에만 파업으로 현대차가 입은 생산손실이 1조7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생산성과 관련한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다. 실제 국내공장의 생산성(편성 효율)은 전 세계 현대차 공장 가운데 가장 낮다. 현대차 국내공장의 생산성은 53.4%. 이는 53.4명이 필요한 공정에 100명이 몰려 있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현대차 공장 가운데 생산성이 가장 높은 미국 공장의 경우 생산성이 91.6%다.
한편 사측으로서는 하루 빨리 이 모든 과정을 마무리짓고 싶어한다.
이에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지난 14일 직원에 보낸 가정통신문에서 "비록 노조는 파업수순을 밟고 있지만, 회사는 하루 빨리 교섭을 정상화하여 13년 임단협 마무리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아울러 당사 성과에 걸맞은 성과보상을 할 것이며,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