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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호 KB국민은행장(오른쪽)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은행장과의 첫 만남’ 행사에서 직원들에게 주요 경영방침을 설명하고 있다. |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세련된 옷차림으로 연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이 경영에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굳히고 있다.
고객과 은행이 함께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가는 ‘스토리가 있는 금융’은 이건호표 경영패션의 핵심이다.
1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 행장은 취임 이후 다수의 공식행사에 잇따라 참석해 스토리가 있는 금융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이 행장은 지난달 22일 노동조합의 반발에 따른 취임식 무산 직후 행내 방송에 출연해 낭독한 취임사를 통해 이 같은 경영철학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은행업은 단순한 장사일 수 없다”며 “수익의 창출이라는 은행 중심적 관점에서 고객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과 고객 그리고 은행원과 고객간에 어떠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은행의 성패는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맞춤화된 스토리가 있는 금융을 제공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스토리가 있는 금융에 대한 소신은 처음으로 직원들과 직접 얼굴을 마주한 ‘은행장과 첫 만남’ 행사에서도 이어졌다.
이 행장은 “스토리가 있는 금융은 고객이 은행과의 거래를 통해 커나가고, 발전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은행과 고객이 같이 성공 스토리를 써나갈 수 있을 때 고객에 대한 은행의 가치는 극대화 되고, 고객들이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때 은행은 위대한 은행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스토리가 있는 금융의 개념을 은행과 고객뿐 아니라 은행과 사회, 은행 내부의 관계에 확대 적용하기도 했다.
그는 “은행과 사회의 관계에 있어서는 나눔의 스토리를 어떻게 써나갈 것인지를, 은행 내부적으로는 경영진이 직원들과 어떻게 공감과 소통의 스토리를 써나갈 것인지를 고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어떻게 스토리를 쓰고,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는 아직 고민해야할 부분이 많다”며 “임직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방법론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행장의 정해진 임기는 3년이지만, 그가 쓰고자 하는 성공 스토리의 연재 기간은 10년이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최고경영자는 3년만 보고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적어도 10년을 바라보는 시야를 가지고, 그 시작이 되는 3년 동안 은행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현장 경험이 없는 자신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 역시 백전노장에겐 없는 자신만의 스토리로 극복해나갈 방침이다.
이 행장은 “현장을 겪어본 백전노장은 오히려 ‘나는 이미 해봤으니 안다’는 자세를 갖기 쉽다”며 “여러 가지 문제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고, 현장 경험이 많은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자세가 돼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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