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인상·경유 수입 급감…기름값 ‘달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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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1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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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신희강 기자= 불황 속 소비자 체감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기름값 마저 오를 공산이 커 보인다.

중동의 정세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올라 국내유가도 따라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유통시장에선 정유사 간 가격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유가인상의 대세를 거스르기엔 역부족이다. 더욱이 정부 세제지원 축소로 경유 수입도 급감해 내수경쟁이 느슨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유가 인상 부추기는 지정학 리스크

지난 1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배럴당 107.46달러에 체결되는 등 WTI 선물가격이 지난주에만 1.4% 올랐다. 지난 9일 배럴당 105.97달러에서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 관계자는 “최근 이집트 유혈사태로 WTI 선물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기름값이 덩달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가 단기간 큰 폭으로 오른 이유는 이집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혈사태로 중동산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와 관련 조만간 WTI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선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집트의 정정불안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가 불안정하다”며 “이집트를 지나는 수에즈 운하의 관리가 어려워져 중동산 원유 수송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다른 중동국가로 시위가 확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국제 원유가격은 2~3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가격에 반영돼 당장 내달부터 국내 기름값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유가도 가격인상 소재 엎친데 덮쳐

국내 유통시장에서도 가격인상 소재가 부각된다. 휘발유의 경우엔 최근 알뜰주유소 등 정부 기름값 정책으로 시장점유율이 줄어든 정유사 간 가격할인경쟁이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상승세에 있을 때는 한시라도 더 값싼 재고를 확보하려는 주유소 수요가 늘어나 공급가 경쟁은 약화되는 게 통상적이다.

경유는 특히 수입이 급감해 국내유가 견제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정부는 세수부담으로 지난 7월부터 전자상거래용 수입제품에 대한 할당관세 혜택(0% 적용)을 폐지했다. 이에 시장은 즉각 반응이 왔다. 경유 수입물량이 지난 6월 10만9805톤에서 7월 6만6229톤으로 무려 39.6%나 줄었다.

정부는 전자상거래 물량이 줄 것을 예상하고 대신 정유사의 공급참여를 약속받았지만 물량 감소는 피하기 어려웠다. 전자상거래의 일평균 거래량이 6월 728만5052리터에서 7월 666만2522리터로 감소했다. 앞서 정유사 참여로 전자상거래 시장 거래량이 3배 가량 늘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는 빗나갔다.

이 와중에 국내 경유값은 국제 제품가격 추이를 따라 올랐는데 전자상거래상 인상폭이 더욱 컸다. 전국 평균 경유가격은 6월 리터당 1701원에서 7월 1729원으로 28원 오른데 비해 전자상거래상 평균 경유 거래가격은 같은 기간 1569원에서 1615원으로 46원 올랐다.

올 상반기 경유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994.2%나 폭증해 정부의 세제혜택이 국내산에 대한 역차별 낳는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당장 혜택을 폐지하자 가격 인상 우려가 생긴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중동발 불안에 따라 국내 석유제품시장도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는 알뜰주유소 및 전자상거래 등 대책을 추진하고 가격 모니터링을 통해 불안 요인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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