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경기는 악화하면서 전문가들은 이같이 우려했다. 인도 루피화는 19일(현지시간) 사상 최저수준으로 하락했다. 태국은 경기침체에 시달렸고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도 4년래 최저수준으로 하락하면서 경상수지 적자는 더욱 심화됐다. 중국 은행들의 부실대출은 급증하고 말레이시아 2분기 경제성장률은 5%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아시아 경기가 악화한 이유는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한 데다 외국 자본도 연일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 계획을 표명한 후 글로벌 금리는 뛰었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이날 2.8804%로 올 5월보다 1%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인도 10년물 국채 금리는 9%를 넘겼다.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그만큼 채권 가치는 주저앉았다는 것이다. CNN머니는 채권 거품이 마침내 폭발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금리 상승은 신흥국의 경상적자 축소 노력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신흥국 통화가치마저 추락하고 있다. 인도를 비롯해 20개국의 신흥국 통화가 달러 대비 추락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이날 하루 루피화는 2.5% 하락해 달러 대비 63.2루피까지 떨어졌다. 루피화 가치는 최근 석 달 새 12%나 추락했다. 브라질 헤알화, 남아공의 랜드화는 루피화보다 더 가파르게 폭락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달러당 1만500으로 하락하면서 지난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6.6% 떨어진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침체에 빠지기 시작했다. 수출은 줄어든 데다 통화도 약세로 돌아서며 경상수지 적자는 눈덩이로 불어났다. 인도의 지난해(2012년 2월~2013년 1월)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4.8% 수준까지 늘어났다. 인도네시아의 경상수지 적자도 1분기 GDP의 2.4%에서 2분기 4.4%로 늘어났다.
경기가 악화하면서 주식시장에선 자금이 대거 이탈했다. 인도 증시는 16일 4% 빠진 데 이어 19일에도 1.6% 더 하락했다. 지난달에도 10%나 하락했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 증시도 19일 각각 3.3%, 5.6% 떨어졌다. 인도의 경우 외채도 1분기 말 현재 3900억 달러에 달했다. 외환보유액(2780억 달러)보다 많다. 인도는 22년 만에 외환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고 가디언과 CNN머니는 경고했다.
태국은 지난 2분기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침체로 돌아섰다. 태국 내 도요타자동차는 지난달 판매수익이 9.5%나 하락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의 2분기 GDP 성장률도 5.8%로 떨어졌다. 4분기 연속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에스피리토 산토 투자은행의 니틴 마셜 애널리스트는 "신흥시장에 고통이 전이되고 있다"며 "이 고통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심각한 병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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