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 같은 ‘지폐 밑장빼기’로 수백만원 훔친 외국인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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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2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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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전소 직원 눈앞에서 당해…경찰 “손놀림 빨라 CCTV 확인도 어려워”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환전소에서 마술을 부리듯 외화 수백만원을 감쪽같이 빼돌린 외국인 커플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환전을 가장해 수백만원 상당의 달러와 엔화를 훔친 혐의(특수절도 등)로 터키인 B(28·여)씨와 이란인 D(28)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5일 오전 4시 15분께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환전소에서 돈을 바꾸던 중 특정 일련번호의 지폐를 찾는 척하며 엔화 13만5000엔(약 149만원)을 빼돌리는 등 지난 3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423만원 상당의 외화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고액의 달러를 소액 달러나 엔화로 환전하면서 지폐 일련번호에 특정 문양이 그려져 있거나 일련번호가 특정 영문자로 시작하는 ‘행운의 지폐’로 바꿔 달라고 요구한 뒤 환전소 직원이 쉽게 찾지 못하자 직접 찾겠다는 뜻을 밝히며 지폐 뭉치를 건네받았다.

직원을 안심시키기 위해 팔을 앞으로 뻗어 직원 눈앞에서 찾는 척하며 왼손으로는 지폐뭉치 밑단의 지폐를 하나둘씩 빼내 옆에 올려둔 자신의 장지갑 밑에 숨겨두었다가 이내 어깨에 멘 가방에 옮겨 담았다. B씨가 범행하는 동안 D씨는 환전소 직원에게 말을 건네며 직원의 시선을 분산하는 역할을 했다.

환전소 직원는 B씨의 손놀림이 워낙 빠르고 자연스러워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으며, 심지어 경찰 관계자는 “손놀림이 너무 빨라 CCTV로 여러 번 확인해도 쉽게 알아보지 못할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조사 결과 B씨는 특정한 주거 없이 세계 각국을 떠돌아다니며 생활하는 상태였으며, D씨는 이란 여권으로 입국할 경우 국내 입국 심사가 까다롭다는 사실을 알고 상대적으로 심사가 수월한 터키 여권을 위조해 입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 3월 범행했던 환전소 주인의 동생이 운영하는 다른 환전소에서 똑같은 수법을 쓰다가 CCTV를 통해 이들을 알아본 형제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이들은 경찰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환전하다 실수로 돈이 가방에 딸려 들어온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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