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독일 일간지 빌트에 따르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함부르크 인근 아렌부르크시에서 개최된 총선 유세 집회에서 “그리스를 위한 또 한 번의 프로그램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이는 공공연히 언급돼 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그리스에 지금과 같은 고율의 이자를 물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리스 채무의 추가 삭감은 없을 것”이라며 “1차 채무 삭감이 그렇게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지방지인 루르 차이퉁에 “그리스 상황은 2014년 말이나 2015년 초에 재평가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말해왔다”며 3차 구제금융 가능성에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 동안 독일 정치권에서는 2015년 이후에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을 해야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총리 정부가 다음 달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여론을 악화시키지 않으려고 이 같은 사실을 국민들에게 밝히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그리스는 2014년까지 총 24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유로존 구제기금과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받을 예정인데 그 조건으로 그리스는 공무원 일자리 감축, 연금 삭감 같은 긴축을 시행해야 한다.
그리스 일간지 카티메리니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조만간 약 1만2500명의 공무원을 예비인력으로 분류해 8개월 내에 다른 직종으로 전환하거나 해고하는 방식으로 공무원 감축을 단행할 방침이다.
또한 그리스 정부는 압류된 주택의 경매 처분을 허용해 긴축 강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는 지난 2010년 가계가 긴축 정책으로 큰 어려움에 처하자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한 가계의 최초 보유 주택은 한시적으로 경매 처분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이 조치는 그 동안 세번 연장됐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는 더 연장하면 악성 부실 채권 비율을 낮추는 것이 불가능해 은행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리스 은행들은 재정위기 발발 후 지금까지 380억 유로의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압류 주택 경매 불허 등의 조치로 부실자산의 비율이 높고 재무 건전성도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최근 주간지 ‘리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매를 불허하면 은행이 망할 것”이라며 “저소득층을 보호하기 여러 대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