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시장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업체들은 위기감에 휩싸여 밤잠을 설치고 있다.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로 인해 내부거래 물량도 줄이고 공공정보화 사업 참여도 제한을 받으면서 '다음 먹거리'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LG CNS·SK C&C·포스코ICT 등 빅4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4개사 모두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소폭 증가하거나 줄어들었다.
삼성SDS는 상반기 매출이 3조2419억원으로 전년대비 21.3%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259억원으로 3.5% 감소했다. 회사측은 “2분기에 쿠웨이트 사업에 추가 원가가 투입됐고, 그 요소가 반영되면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2분기 영업이익 악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삼성 SDS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포화상태인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사업의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는 구상이지만 당장에 열매를 얻기 보다는 중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 당분간 신규 수익 창출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LG CNS도 매출액은 1조2464억원으로 상반기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작년 같은기간에 이어 적자를 면치 못했다. LG CNS는 스마트 그린시티, 빅데이터, 교통 솔루션 분야에서 직접 만든 솔루션으로 해외 SI사업을 수주하겠다는 전략이지만 해외시장 매출이 기대한 것 만큼 크게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같은기간 SK C&C는 매출액 1조545억원, 영업이익 917억원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1949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ICT는 매출액 4822억원, 영업이익 214억원, 순이익 149억원을 올렸다.
양사 모두 융복합 사업과 엔지니어링IT 사업으로 '탈(脫)SI'를 외치며 당장은 소폭 성장세를 누리고 있지만 최소한 향후 3~5년은 더 지켜봐야 성공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동양그룹의 IT계열사인 동양네트웍스는 지난 6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장남인 현승담 동양네트웍스 상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IT서비스 사업에 역량을 모으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동양네트웍스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 등으로 기존 강점을 보여왔던 금융IT사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대안인 솔루션 유통 분야에서도 롯데정보통신과 동부 CNI가 차별화로 두각을 나타내면서 흑자전환의 돌파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SI업계가 국내외를 넘나들며 글로벌 시장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던 때는 지났다"며 "대기업 IT서비스 업체들이 국내를 기반으로 한 체질개선 없이 해외 수주에만 열을 올리게 되면 미래 먹거리는 점점 더 취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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