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현대자동차가 젊은 층을 타깃으로 내놓은 아반떼 쿠페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간 5000대 판매를 자신했지만 차마 공개하기 부끄러울 정도의 수치로 판매되고 있다.
21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4월 시장에 공개한 아반떼 쿠페는 4월 35대, 5월 95대, 6월 48대, 7월 44대가 판매됐다. 넉 달간 222대가 팔린게 전부다. 이는 같은 기간 아반떼 내수 판매량인 3만1139대에 비하면 1%도 안되는 수치다. 아반떼는 4월 7965대, 5월 8249대, 6월 7051대, 7월 7874대가 판매됐다.
이대로라면 연간 5000대는 커녕 1000대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다.
물론 아반떼 쿠페의 경우, 볼륨모델은 아니다. 상반기 신차 가뭄에 시달렸던 현대차가 대표 베스트셀링카인 아반떼의 기존 수요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틈새시장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나온 전략모델이다. 신모델 출시에 비해 비용 부담이 적고 이미 소비자에게 익숙한 브랜드 파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어느 정도 기대를 한 것도 사실이다. 기존 1.6리터 엔진 대신 2.0리터 엔진을 얹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하지만 아반떼 쿠페는 이번 더 뉴 아반떼의 출시와 함께 동력을 잃은 느낌이다. 특히 더 뉴 아반떼는 디젤 심장을 달고 나타나며 국내 준중형 디젤 차량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아반떼 디젤은 고유가와 수입 디젤차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현대차의 전략 차종이다. 향후 현대차는 아반떼 디젤 판매 확대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달 13일 출시한 1.6리터 디젤 엔진 모델이 추가된 더 뉴 아반떼는 사전계약만 6000대 가량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가 딱히 아반떼 쿠페를 신경쓸 여유까지는 없을 전망이다.
또한 아반떼 쿠페의 가장 강력한 상대도 한 집안에서 나온다. 기아차가 준중형 세단 K3의 쿠페 모델인 ‘K3 쿱’을 오는 27일 출시하기 때문이다. K3 쿱은 기아차가 2009년 선보인 포르테 쿱 이후 4년 만에 출시하는 후속 모델이다. 2도어 쿠페 스타일을 갖춰 프레임리스 도어(양쪽 2개 문의 유리창 윗부분에 프레임이 없는 형태)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아반떼 쿠페와 동급 경쟁차로 꼽힌다.
하지만 아반떼 쿠페와 달리 모델 사양은 K3 세단과 동일한 1.6 직분사 엔진(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0kg·m)과 벨로스터 터보(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와 같은 1.6 터보 엔진 두 종류로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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