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자사고 위기일까 기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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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2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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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병규 기자=교육부가 2015학년도부터 평준화지역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전형에서 내신 50% 제한을 없애기로 해, 이 지역 학생은 누구나 성적에 관계 없이 선지원 후추첨에 의해 자사고 입학이 가능졌다.

최근 자사고에 우수학생이 유입되고 입시위주 교육 강화로 인기를 끌고 있긴 하지만, 이런 운영 방식이 당초 설립취지와 다르다는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이같이 변경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서남수 장관은 "자사고는 '건학이념'이 뚜렷한 사립고를 대상으로 학교 운영상의 자율성을 확대하여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을 실시하고자 도입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보다 특색 있는 운영을 주문한 서 장관은 외국의 예를 들며 종교·인성 학교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 정권의 고교 다양화 정책에서 경쟁력을 잃은 일반고를 자공고 수준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나온 주요방침 중 하나였다. 때문에 '자사고 죽이기'라는 말이 나온다. 자사고 측도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며 자사고를 만들어 놓고 정권이 바뀌니 반대로 돌아섰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기본 취지만큼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 발표 때부터 줄곧 부르짖은 '꿈과 끼를 찾아주는 교육'에 한 발 다가선 내용으로 들린다. 자사고가 입시에 매몰되는 것보다 특색 있는 학교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면, 그렇게 각 학생의 꿈을 끄집어내주고 끼를 발산하게 해준다면 훨씬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것은 분명하다. 현 입시위주 교육과정에 메말라버린 '교육의 본질'을 살릴 모델이 될 것도 같다.

다만 실현 가능성이 문제다.

자사고가 과감한 변화를 시도해 일반고와 얼마나 차별화할지가 관건인데, 2년 내에 방향을 '확' 틀기가 부담스럽고 당황스러운 것도 사실인 듯하다.

지침을 내린 교육부도 이왕 외국의 선례를 따랐으니 더욱 구체적인 모델이나 방법을 제시하고, 그에 걸맞은 교육과정과 목표달성 시 인센티브 등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여러 차례 공청회를 통해 10월 말 확정하게 되는 그 때는 보다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이행안을 기대해본다. 자사고도 일반고도 살아나는 '윈-윈'이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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