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5일 경선을 거쳐 여야 ‘원내사령탑’에 오른 두 사람은 21일에도 나란히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최 원내대표는 “100% 만족은 못하지만 최선을 다했고 나름 성과도 내고 있다”면서 “그동안 여당이 무기력하고, 소통도 안 된다는 등의 얘기를 계속 들어왔는데 지금은 그런 부분이 많이 해소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야관계에 대해서도 “겉으로는 ‘강대 강’의 대결로 보였겠지만 야당과 고비마다 대화하고 설득하고 양보하면서 나름 위기 극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전 원내대표는 “선명하고, 존재감이 분명한,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각오가 있었지만 의도와 다르게 비친 부분도 있었다”면서 “보람도 있고 아쉬움도 있는 기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 여당으로부터 국정원 댓글사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이끌어 냈다는 점이 최대 성과로 꼽힌다.
두 원내대표는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도 새누리당은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인 정보통신기술(ICT) 지원법과 지하경제양성화(FIU)법을, 민주당은 ‘전두환 은닉재산 추징법’을 각각 통과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국회의원 특권 포기’ 관련 법안들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것은 두 원내대표의 결단과 협상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당초 취임 일성으로 최 원내대표는 ‘강한 여당’을, 전 원내대표는 ‘선명 야당’을 각각 내세운 탓에 여야 관계는 ‘강대 강’ 대치구도로 흐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앞으로의 과제도 만만치 않다.
최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취임 이후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어 몇 년이 지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선 그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의 불화설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주요 현안에 대한 처리방식에서부터 장외투쟁 중인 대야 관계까지 당의 ‘투톱’이 불화를 빚고 있다는 정황들이 몇 차례 나왔다.
최근 황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원내대표의 휴가 사실을 알리면서 불편한 기색을 표출한 것이 일례다.
여당이 지나치게 청와대를 의식하면서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탓에 쓴 소리를 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최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이 위기의 시대에 정부가 과거식 패러다임에 갇혀 있으면 신뢰받는 정책이 나올 수 없다”면서 “정부도 민심을 반영한 정책을 할 수 있도록 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당내 계파 간의 갈등을 중재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친노(친노무현)와 비노, 강경파와 온건파의 갈등 속에서 당을 이끌어야 한다.
새누리당의 ‘황-최 투톱’처럼 드러내 놓고 갈등이 표출된 적은 없지만 김한길 대표와의 호흡 문제도 아직은 물음표로 남아있다.
당내에서는 전 원내대표가 김 대표와의 역할 분담을 통해 대여 공세와 협상에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 원내대표의 두 번째 시험대는 8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가 될 전망이다.
전 원내대표는 국회 등원과 관련, “우리는 주간에는 국회서 야간에는 광장에서 ‘주국야광’의 기조 속에서 또 환경이 그것도 지켜지기 어렵다면 ‘주중 국회 주말 광장’, 즉 ‘중국말광’의 투쟁을 해나가겠다”며 당분간 원내외 병행 투쟁 방침을 고수할 뜻을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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