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한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북한이 올해 들어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을 선제적으로 잇달아 제안하면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금강산관광이 북한으로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업'인 동시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중요한 치적이 될 원산 관광특구 개발과도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비록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 시점을 북한의 제안보다 한 달가량 늦췄지만 회담 자체에 동의, 전향적 태도로 돌아선 점도 북한의 긍정적 반응을 이끄는데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이 성사되도 난제는 산적해 있다.
우선 북한이 정부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남북 양측은 이산가족 상봉을 추석(9월 19일) 전후로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을 다음달 25일 열면 북한은 양 사안을 연계하기 어려워진다.
2010년에도 남북 양측은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해 금강산에서 상봉 행사를 열었지만 북한은 남한의 소극적인 태도로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을 끌어내는 데는 실패한 바 있다.
때문에 북한이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을 늦추더라도 추석 이전에는 열자고 수정 제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금강산관광 회담 시점을 두고 남북 양측의 밀고당기기가 이어질 수 있다.
또 북한이 추석 이후 개최하자는 우리 수정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실무회담은 다음달 25일 금강산에서 열리게 되는데, 회담이 열려도 관광재개까지는 개성공단 정상화 못지 않은 험난한 협상 국면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의 최대 고민이자 최대 쟁점인 '3대 선결조건'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사망사건에 대해 진상규명과 북한의 사과,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 정부는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논의를 제안하면서 신변안전 및 재발방지 대목을 논의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놓은 점은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관광이 전면 중단된 지난 5년간 북한이 취해 온 일방적인 조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다.
북한은 지난 5년간 남측 자산에 대한 몰수·동결,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 제정, 현대아산 독점권 취소, 재산권 법적 처분 및 남측 관계자 추방 등에 이어 남측 자산을 활용한 중국인 관광객 상대 영업개시 등을 일방적으로 취해왔다.
정부는 북한이 제정한 특구법을 전면 취소하고 남북이 합의하에 새로운 법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수정·보완하는 쪽의 주장을 하며 난색을 보일 공산이 크다.
아울러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경우 관광 대가로 북한에 현금이 지급돼 왔다는 점에서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라는 주장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