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의 스케치북', 200회 맞을 수 있었던 이유는?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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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21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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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주 녹화 후 회식, 술잔 기울이며 아이디어 도출 "가족 같은 분위기"

'유희열의 스케치북'[사진 제공=KBS]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스케치북’)은 지난 2009년 4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5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유일의 음악방송이다. ‘스케치북’은 ‘이소라의 프러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의 바통을 이어받아 스타 가수들의 빛에 가려졌던 뮤지션들을 소개하는데 앞장서왔다.

심야 시간대 방송되기 때문에 약 2%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케치북’이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뮤지션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내 준 유희열의 역량에 있었다.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진행된 2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유희열은 ‘스케치북’이 벌써 200회를 맞이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TV 뉴스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기자간담회가 열린 것만으로도 감개무량하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유희열은 지난 4년간 자신의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는 19금 멘트를 통해 출연 가수들의 긴장을 풀어주는데 더욱 큰 의미를 두었다. 편안한 그의 진행 방식 때문일까. ‘스케치북’은 그동안 음악성은 물론 스타성까지 두루 갖춘 숨은 인재를 발굴해왔다.

문성훈 PD는 “‘스케치북’에서 유희열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200회 특집 프롤로그 영상에서 그 의미를 집약적으로 보여줄 것”이라며 “유희열이 가진 음악성과 가능성이 ‘스케치북’을 200회까지 이끌어온 원동력이다”라고 말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사진 제공=KBS]
◆ 가족같은 분위기, 200회 이끈 원동력

‘스케치북’을 꾸리고 있는 인원은 고작 10명 남짓. 지난해까지 2명이었던 작가진이 올해 3명으로 늘면서 ‘스케치북’의 실무적인 연출 스태프는 9명에 불과하다.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서도 이들이 ‘스케치북’에 애정을 가득 품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하나였다.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 형성된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유희열의 말에 따르면 ‘스케치북’ 제작진은 매주 화요일 오후 진행되는 녹화를 마친 후 KBS 앞 작은 술집으로 집결한다. 이들은 그 곳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하루의 회포를 풀었다. 새로운 아이디어 역시 그동안 기울였던 술잔 덕분에 탄생한 것이었다.

유희열은 “매주 회식을 하는 팀도 드물다고 하던데 우리는 그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회식을 해왔다. 회식 자리가 아이디어 도출의 장이고 나의 야한 농담 탄생의 자리다”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이유를 밝혔다.

또 그는 지난 5년간 ‘스케치북’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스태프의 공을 내세웠다. 적은 수의 스태프라는 단점도 가족적인 분위기의 장점으로 승화시키면서 더욱 단단한 팀워크를 가질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유희열은 “일을 할 때 중요한 건 프로그램의 의미도 있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있다. 그런 면에서 나는 아주 운이 좋은 사람이다. 아주 좋은 작가와 피디가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기본에 충실한 음악방송 "실력있는 아이돌 출연 OK"

지난 5년간 달려온 ‘스케치북’은 앞으로도 기본에 충실한 음악방송을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다. 오디션 프로그램과 같은 경쟁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이 아닌 순수하게 음악적인 요소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최재형 PD는 “‘스케치북’은 지금까지 기본에 충실해 왔다. 위기도 있었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욱 기본에 충실했다”며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가수를 섭외해 균형을 맞추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유희열은 “‘스케치북’이 타 음악방송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캐럴을 들려주기 위해서 몇 개월을 고민하는 제작진이 있기 때문에 ‘스케치북’이 사랑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스케치북’ 제작진은 실력 있는 아이돌 그룹 출연의 문턱을 낮췄다. 노래 잘하는 가수에게는 언제라도 ‘스케치북’ 무대에 오를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

최재형 PD는 “주류와 비주류, 언더와 오버를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때문에 다양한 성향의 가수를 균형 있게 섭외하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기본적으로 라이브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가수를 선호한다. 가끔 실력 없는 팀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그런 팀은 다시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하며 “아이돌 그룹이라고 해서 ‘스케치북’에 출연을 못 하는 것은 아니다. 타 음악방송에서 찍어내듯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23일 방송되는 ‘스케치북’ 200회 특집은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뮤지션(이효리, 윤도현, 박정현, 장기하, 유희열)이 직접 자신의 FAN을 소개하는 무대로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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