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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보경이 지난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에 출전해 바람을 체크하고 있다. [사진제공=JNA]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우승상금이오? 큰 관심없어요. 앞으로도 제가 원하면 기회는 많을 테니까요.”
뉴질랜드 교포 아마추어 고보경(16·리디아 고)은 미국LPGA투어 CN캐나디언여자오픈에서 2년연속 우승한 후 인터뷰에서 “우승상금이 아깝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돈에 대한 관념이 없는 것인지, 아마추어리즘을 강조하려는 의도인지는 몰라도 질문자가 무색해질만큼 대답은 간결했다.
오픈대회에서 아마추어가 우승하면 우승컵과 명예만 얻는다. 우승상금은 2위를 한 프로에게 돌아간다.
캐나디언여자오픈의 우승상금은 30만달러(약 3억3400만원)다. 그것도 두 번이나 우승했으니 고보경이 프로였다면 이 대회에서만 60만달러(약 6억7000만원)를 받았을 것이다.
고보경은 지난해부터 세계 최고의 여자골퍼들이 모이는 미LPGA투어에 출전했다. 지난해 4개, 올들어 현재까지 10개 등 2년간 14개 미LPGA투어 대회에 나가 한 번도 커트탈락하지 않았다. 우승 2회, ‘톱10 진입’ 6회, ‘톱20 진입’ 10회 등의 성적을 냈다. 올해 출전한 10개 대회에서도 절반인 5개 대회에서 10위 안에 들었다. 15∼16세 아마추어의 성적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다만, 메이저대회에서는 그다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는 2년간 여섯 차례 메이저대회에 나갔지만 공동 17위(두 차례)가 최고성적이다.
고보경이 프로 신분이었다면 2년동안 얼마나 벌었을까. 97만9000달러(약 10억8962만원)를 획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4개 대회에서 35만7000달러(약 3억9734만원), 올해 10개 대회에서 62만2000달러(약 6억9228만원)다. 올해의 경우 다른 선수들보다 절반정도의 대회에 출전하고도 투어 상금랭킹 11위에 해당하는 상금액이다.
많은 사람들은 고보경이 언제 프로로 전향할지 주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1년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것이다. 고보경은 “부모와 뉴질랜드 골프 관계자들이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이다. 이번 우승으로 제 신분의 변화는 없다.”고 잘라말했다.
미LPGA투어는 원칙적으로 만 18세가 넘는 선수에게 입회자격을 준다. 그러나 예외는 있는 법이다. 렉시 톰슨(미국)은 17세가 채 안됐을 때 미LPGA투어에서 우승하면서 특별케이스로 투어 멤버가 됐다. 올해 솔하임컵에서 활약한 찰리 헐(영국)도 내년 3월20일에 만 18세가 되지만, 투어측에서는 그에게 오는 10월 퀄리파잉토너먼트 2차전에 응시하도록 허용했다.
고보경이 프로데뷔 의사를 밝히면 미LPGA투어측에서는 그를 예외로 인정해 멤버자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타이거 우즈와 같은 스타 플레이어가 드물기에 더욱 그렇다.
◆고보경의 최근 2년 미국LPGA투어 순위와 예상 상금액
※단위:만달러, T는 ‘공동’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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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대회 순위 예상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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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호주여자오픈 3 8
혼다 타일랜드 T14 2
나비스코챔피언십 T25 1.6
롯데챔피언십 T9 3
LPGA챔피언십 T17 2.8
아칸소챔피언십 T4 9
US여자오픈 T36 1.7
마라톤클래식 T7 3
브리티시여자오픈 T42 1.1
캐나디언여자오픈 우승 30
-소계 10개 대회 - 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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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호주여자오픈 T19 1.3
US여자오픈 T39 1.4
캐나디언여자오픈 우승 30
브리티시여자오픈 T17 3
-소계 4개 대회 -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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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14개 대회 - 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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