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은평한옥마을 내달 분양… 집 한 채에 10억원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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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2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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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승훈 기자=서울 은평뉴타운 내 명소로 자리할 한옥마을이 다음달 본격 분양을 위한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땅값과 건축비까지 합쳐 집 한 채에 모두 10억원 가량이 필요해 대거 미분양 사태를 초래한 작년 시범분양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28일 SH공사와 은평구 등에 따르면 총 163개 필지의 은평한옥마을(제1종 전용주거지역) 토지 공급이 9월부터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토지 분양가는 3.3㎡당 700만원 수준으로 건폐율 50%, 용적률 100% 기준이 적용된다.

분양 주체인 SH공사는 물론 관할 자치구인 은평구도 성공 분양을 위한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다. 이달 25일에는 은평구가 보급형 개량한옥을 선보이겠다며 직접 사들인 땅에 362㎡ 규모로 지은 체험관 '화경당'을 준공, 일반시민에 개방했다.

이틀 뒤 SH공사는 이곳 체험장소 바로 옆 필지에 전통한옥 착공식을 가졌다. SH공사가 지어 땅과 건물을 향후 한꺼번에 매각할 예정이다.

반면 비관적인 전망도 벌써부터 제기된다.

지난해 10월 매물로 나왔던 15개 필지는 9개 필지만 팔려 나머지는 현재도 수의계약을 진행 중이다. 당시 분양된 1개 필지에는 은평구가 사들인 공공시설 물량도 포함, 실제 분양 실적은 50% 수준에 그친다.

문제는 집값이 지나치게 고가라는 점이다. 이곳은 1개 필지가 280~410㎡ 면적으로 평균 320㎡를 웃돈다. 따라서 분양가만 최소 6억원, 많게는 8억원을 훨씬 초과한다.

여기에 3.3㎡당 건축비를 대략 1000만원으로 따지면 집 한 채의 가격이 8억~12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부담으로 당장 민간에서 매입한 8개 필지 가운데서 공사를 시작하거나 설계가 진행 중인 곳은 전무하다.

이에 SH공사는 과거의 분양 실패를 만회하려 대형 부지의 면적을 줄여 쪼개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향후 분위기 반전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다.

이와 관련 은평구의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각각 필지가 가로는 길고 폭이 좁다보니 집을 짓기에 부적합하고, 거액의 한옥이 수요자들에게 큰 부담이라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SH공사 측도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옥마을의 전체 매각비용이 741억여원인데 미분양 물량은 고스란히 부채로 남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 최조웅(민주당) 의원은 "한옥마을 조성은 경기도, 충북 등 전국에 유행처럼 붐이 일었다가 지금 사업을 접은 곳이 수두룩하다"면서 "주택시장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채 한옥을 단순히 관광상품으로 여긴 탓"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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