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정부 외자유치 압박에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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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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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정부 재정 악화 우려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외자유치 실적 압박을 받는 중국 각 지방정부가 ‘눈 가리고 아웅식'의 허위 외자유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는 중국 구삼학사(九三學社) 중앙경제위원회 궁전(龔震) 주임이 최근 각 지방정부 외자유치 실태를 점검한 결과 각 지방 현(縣)·진(鎭) 등 하급 지방정부에서는 중개소에 돈을 주고 허위로 외자를 '매입'한 꼼수가 드러났다고 29일 보도했다.

궁 주임은 모 성(省)에서 2009~2011년 3년 연속 외자유치 실적에서 1위에 랭킹된 한 시(市)를 예로 들었다. 궁 주임에 따르면 이 시정부 산하 현·향(鄕)급 하위 지방정부들이 외자유치 전문 중개소에 외자 유치를 위탁하면 이들 중개인들은 가지고 있는 홍콩·대만 등지 신분증을 이용해 허위로 외자기업을 등록한다. 그러면 지방정부가 기업 관련 설비 등 구매 명목으로 중개소가 지정한 계좌에 수수료를 입금하는 방식이다. 궁 주임은 일반적으로 100만 달러 자본금의 외자기업을 등록하는 데 약 17만 위안 (약 3만 달러)의 수수료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궁 주임은 지난 2010년 5억 달러를 유치한 이 시가 허위 위자유치로 낭비한 수수료는 최소 8500만 위안(약1400만 달러)에 달한다고 폭로했다. 결국 허위 외자유치로 지역경제가 발전하기는커녕 재정만 악화시킨 셈이다.

중국 지방정부의 허위 외자유치 사정에 훤하다는 한 홍콩 기업인은 “이 같은 지방정부와 중개소간의 ‘짜고치는 고스톱’식의 허위 외자유치는 주강·창강삼각주 지역뿐만 아니라 중서부 지역까지 보편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허위 외자유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중개소도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들어 수수료도 올라 외자유치액 100만 달러당 4만~6만 위안에서 지금은 30만~40만 위안까지 달한다”고 말했다. 이들 중개소들은 대부분 소액대출 회사, 담보 업체 등 사채금융 업체로 수중의 돈을 불리는 것이다.

지방정부의 외자유치 압박은 토지양도 거래에서도 드러난다. 보도에 따르면 저장성 모 현급시 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는 최근 외자유치 압박을 받는 지방정부들이 토지 입찰거래 시 낙찰 조건으로 외자유치를 강요하고 있다며 이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안건이 올라왔다. 안건에 따르면 지방정부가 입찰 기업에 토지 1묘(畝;1묘=666.7㎡)마다 10만~20만 위안 액수의 외자를 유치할 것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기업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토지 낙찰을 위해 지하금융을 통한 불법 외환 반입으로 외자기업을 허위로 등록하고 있다는 것.

이처럼 지방정부 사이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허위 외자유치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 각 성급 정부도 관리감독을 엄격하게 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단속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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