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반기 이후 전일까지 투자의견 매수 및 보유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증권사 리포트는 총 446개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3~6월)에는 32개, 2분기(6~9월)에는 111개에 불과했으나 하반기 들어 불과 두 달 새 급증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10곳 중 1곳에 달한다. 하반기 이후 내놓은 446개 리포트는 총 150개 상장사를 분석한 것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107곳으로 전체 773개사의 13.84%에 해당한다.
이종우 IM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불황에 상장사들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좋지 못하자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내려 잡는 것”이라며 “향후에도 기업 실적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많이 꺾여있어 이 같은 리포트는 꾸준히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는 시장가에도 못 미치는 목표주가를 제시하면서 ‘보유’를 외치고 있다. ‘매도’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은 증권업계의 특성을 고려하면 속내는 매도인 셈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14일 대우증권에 대해 매출 내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거래대금이 회복될만한 긍정적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목표주가 8000원과 투자의견 보유를 제시했다. 대우증권의 이날 종가는 9750원으로 사실상 매도의견을 낸 셈이다.
HMC투자증권은 지난 12일 한진해운에 대해 구주노선 시황은 여전히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어 향후 실적 전망은 불확실성이 높다며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7500원을 제시했다. 이날 한진해운의 종가는 8020원이다.
동부증권의 경우 지난달 26일 GS건설에 대해 올 1분기 실적 발표 후 최소한의 밸류에이션이라고 판단했던 역사적 주가순자산비율의 하단 0.6배를 0.5배로 하향하면서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3만원으로 내려 잡았다. 이날 GS건설의 종가는 3만1350원이였으며, 이날 이후 현재까지 GS건설의 주가는 되레 10% 가까이 올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종목에 대한 매도 의견을 내야하는 데 마지못해 보유 및 유지 의견은 내놓는 경우가 있다”며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법인영업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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