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민 |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저우융캉(周永康)의 측근인 장제민(蔣潔敏)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의 주임이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고 관영통신사인 신화사가 1일 보도했다. 올해 들어 측근들이 하나둘 비리혐의로 낙마한 데 이어 이제는 장관급인 장제민 주임까지 조사대상에 포함되며, 당국이 저우융캉의 목을 죄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신화사는 그의 혐의에 대해 '엄중한 기율위반'이라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장 주임이 뇌물수수 및 살인사건 연루 혐의 등으로 당의 조사선상에 올랐다는 보도가 중화권 매체 사이에서 흘러나오기도 했었다. 국무원 직속인 국자위는 국유기업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 회장이던 장제민은 지난 3월 왕융(王勇) 국무위원의 뒤를 이어 국자위 주임에 올랐다.
특히 장 주임은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의 심복으로 불려온 인물이다. 때문에 저우융캉에 대한 조사가 임박했다는 신호로도 읽혀진다. 지난달 30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공산당 지도부가 저우융캉 전 서기에 대한 조사를 진행키로 결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매체는 지난 7월 열린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도 저우융캉에 대한 조사 결정이 지지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저우융캉의 정치적 후원자였던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역시 이번 조사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했다고 전했다.
저우융캉 |
저우융캉이 조사 대상이 된 것은 그의 정치력이 쇠약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저우융캉은 지난해 정치적으로 동지관계인 보시라이를 보호해내지 못했으며, 이 과정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나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물론 장쩌민 전 주석이나 쩡칭훙(曾慶紅) 전 부주석과의 관계도 틀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던 상하이방의 장쩌민과 석유방의 쩡칭훙의 지지를 잃어버리면서 정치력이 급속히 쇠락한 것.
성역으로 여겨지던 상무위원 중 한명인 저우융캉이 비리혐의로 처벌되면, 이는 시진핑의 커다란 업적으로 남게 되며 당내 정치력이 급신장할 수 있다. 또한 그가 추진하고 있는 정풍운동도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된다. 스티브 창 영국 노팅엄대 중국정책연구소 소장은 “각기 다른 진영이 저우융캉을 끌어내릴 이유가 있었던 게 틀림없다”면서 저우융캉이 전·현직 동료들 사이에 반감을 사고 존경을 잃었기 때문에 시진핑 주석의 쉬운 ‘사냥감’이 됐다고 지적했다.
저우융캉은 지난해 12월부터 측근으로 알려진 리춘청(李春城) 전 쓰촨(四川)성 부서기가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기 시작하면서 사법처리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저우융캉의 오랜 비서 출신인 궈용샹(郭永祥) 전 쓰촨성 부성장이 당국의 공식 조사를 받기 시작했으며 저우융캉 일가의 재산 관리인 격이던 쓰촨성 출신 상인 우빙(吳兵)이 체포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또한 지난달 26일 왕융춘(王永春) 페트로차이나 부사장 겸 다칭(大慶)유전공사 사장이 당 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관영 신화사를 통해 보도됐다. 왕융춘은 2004년 저우융캉에 의해 페트로차이나 인사부장으로 발탁된 인물이다. 왕융춘에 이어 27일에는 리화린(李華林) 페트로차이나 부사장, 란신취안(蘭新泉) 창칭(長慶)유전지사 사장, 왕다오푸(王道富) 탐정개발연구원장 등 중국석유 임원 3명이 역시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국가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리화린 부사장은 저우융캉의 비서를 지냈다.
한편 저우융캉은 37년 동안 석유업계에 있으면서 페트로차이나 부사장, 사장 등을 지냈다. 이후 정치에 입문해 쓰촨성 당서기, 공안부장을 거쳐 2007년부터 5년 동안 정법위 서기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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