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 간 출혈경쟁에 벤츠코리아는 ‘남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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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0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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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량 대비 영업사원 숫자 가장 많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한 전시장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1억짜리 벤츠 팔아봐야 실제 손에 쥐는 건 몇십만원도 안됩니다. 4000만원 이하 차량은 오히려 손해를 보고서도 팔죠.”

전직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딜러사 영업사원(딜러)이었던 A씨는 본사의 횡포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때 부푼 꿈을 앉고 경기 지역의 한 벤츠코리아 딜러사에 입사한 그는 치열한 경쟁 구도에 지쳐 영업을 포기했다.

그가 퇴사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영업사원 간의 심각한 출혈경쟁 때문이다. 본사와 딜러사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지만, 이를 개선하기는커녕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같은 경쟁 구도 심화는 영업사원의 숫자와 깊은 연관이 있다. 벤츠코리아 딜러사 소속 영업사원은 지난 2008년 320여명에서 현재 810여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판매량 대비 국내 수입차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업계 1위 BMW코리아와 벤츠코리아의 판매량은 각각 2만8152대와 2만389대. BMW코리아가 8000여대를 더 팔았지만, 영업사원의 숫자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영업사원 간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씨는 “타 업체보다 영업사원의 수가 월등히 많다보니 1인당 판매대수는 자연스레 감소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수익도 크게 줄었다. 1억짜리 벤츠를 팔면 부가세 등을 제하고 실제 영업사원 몫은 250만원 안팎. 고객에게 100~200만원씩 할인과 서비스를 해주면 실제 손에 쥔 건 불과 몇십만원에 불과하다.

A씨는 “4000~5000만원대 B클래스나 C클래스는 고객의 요구를 들어주다 보면 손해를 보고 파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벤츠를 판매하는 현직 영업사원 B씨는 본사의 판매 정책이 영업사원의 출혈을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씨는 “벤츠코리아와 딜러사가 진행하는 월별 프로모션 할인 금액을 영업사원이 고객에게 선지급하고 나중에 정산한다”며 “정산이 늦어질수록 그 고통은 영업사원이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부 대형 딜러사에 집중되는 물량 배정도 판매를 어렵게 한다. 벤츠코리아는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에 신차나 일부 인기 차종의 물량을 몰아주고 있어 타 딜러사 영업사원들의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 측은 “영업사원은 딜러사 소속이므로 본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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