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오른쪽)가 올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후 유소연(가운데) 최나연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한국선수들은 그러 나 미국LPGA투어 대회에서 약 3년만에 10위안에 들지 못했다.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현재 한국여자골프가 ‘세계 최강’이라는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듯하다. 한국선수들은 세계랭킹 10위안에 네 명이나 들어있고 올해 열린 미국LPGA투어 20개 대회에서 절반에 가까운 9승을 합작했다.
그런 한국여자골프가 2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CC(파72)에서 끝난 미LPGA투어 세이프웨이클래식에서 한 명도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4라운드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18언더파 270타로 2위를 차지한 가운데 신지애(미래에셋) 최나연(SK텔레콤) 유선영(정관장)은 한국선수 중 가장 좋은 공동 15위를 기록했다. 초반 상위권이었던 박세리(KDB산은금융그룹)는 7언더파 281타로 공동 38위에 머물렀다.
미LPGA투어 대회에서 한국선수들이 10위안에 한 명도 들지 못한 것은 2010년 10월17일 끝난 ‘CVS/파머시 LPGA챔피언십’ 이후 2년10개월보름만에, 그리고 75개 대회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당시 대회에서 베아트리스 레카리(스페인)가 우승했고 한국선수들은 강지민과 이일희가 공동 15위를 했다.
한국선수들은 특히 올해 열린 투어 20개 대회에서 박인비(KB금융그룹)가 혼자 6승을 올렸고 신지애 이일희(볼빅) 박희영(하나금융그룹)이 1승씩을 거두며 위상을 높여왔다. 전문가들은 2016년 열리는 올림픽에서 한국여자골프를 유력한 메달후보로 평가한다.그런데도 스물 두 명이나 출전한 이 대회에서 우승컵을 안기는커녕 모두 10위밖으로 밀려났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가 대회 직전 컨디션 난조로 기권했다고는 하나, ‘10위내 한국선수 전무’는 골프의 불가측성을 잘 보여준다.
이같은 ‘골프 무상(無常)’은 왕년의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의 사례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청야니는 이번 대회 셋째날 버디 11개를 잡으며 9언더파 63타를 쳤다. 그는 3라운드까지 2위권에 3타 앞선 단독선두에 자리잡아 지난해 3월 KIA클래식 이후 1년6개월만에 우승컵을 안는 듯했다.
청야니는 그러나 최종일 버디는 2개 잡은데 그쳤고 보기 6개와 더블보기 1개를 쏟아내며 6오버피 78타(39·39)를 쳤다. 세계 톱랭커인데도 불구하고 똑같은 코스에서 하루사이에 15타를 더 친 것이다. 전날보다 홀당 거의 1타씩을 더 쳤다는 뜻이다. 그는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볼빅 후원선수인 포나동 파틀럼(태국) 등과 함께 9위를 차지했다. 챔피언에게 8타 뒤진 것으로 올해 세 번째 ‘톱10’ 진입에 만족하고 말았다.
한국여자골프가 강하다고 하나 미국 뉴질랜드 잉글랜드 태국 등의 선수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한국선수들이 매 대회 우승다툼을 벌이고 112년만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은 세이프웨이클래식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다.
◆올해 미LPGA투어 非한국선수 우승대회에서 한국선수들 상위 성적
※2일 현재 20개 대회 열림. 한국선수들은 9승 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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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챔피언 한국선수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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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위민스챔피언스 스테이시 루이스 최나연 2위, 최운정 8위
파운더스컵 스테이시 루이스 이지영 4위
KIA클래식 베아트리스 레카리 김인경 2위, 강혜지 9위
롯데챔피언십 수잔 페테르센 박인비·김인경 4위, 최나연 6위, 김효주·서희경 9위
킹스밀챔피언십 크리스티 커 이일희 3위, 박인비 7위, 유소연 8위
모빌베이클래식 제니퍼 존슨 신지애·최운정 4위, 서희경 10위
숍라이트클래식 캐리 웹 박희영 3위, 김인경·장정 5위
마라톤클래식 베아트리스 레카리 이미나 7위
브리티시여자오픈 스테이시 루이스 최나연·박희영 2위
캐나디언여자오픈 리디아 고(아마) 김인경 5위
세이프웨이클래식 수잔 페테르센 최나연·신지애·유선영 1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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