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전차(電車)군단이 장애물을 넘어 진격하고 있다."
한국 증시를 이끄는 전기전자(IT)와 자동차 업종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와 신흥국 금융위기 등 불안 요인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 등이 포함된 전기전자지수는 지난주(8월 26~30일) 4.2% 올랐다. 같은 시기 현대자동차 등의 운수장비지수는 코스피지수 상승폭(3.0%)을 두 배이상 웃돌았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8일 121만7000원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현재 135만원대로 올라섰다. 올해 21만6000원으로 출발한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30일 24만9000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며 지난해 9월이후 처음으로 25만원 돌파를 바라보게 됐다.
IT와 자동차 업종의 상승세 뒤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서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22일부터 2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8거래일 연속으로 사들이며 8139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현대차 주식도 지난달 26일부터 6거래일 연속 순매수(2173억원 규모)를 나타냈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IT와 자동차 등 업종에 대한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이들 업종의 수익률이 코스피 평균을 넘고 있다"며 "한국 증시가 저평가된 상태에서 경상수지 흑자와 신용등급 상향 소문 등으로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가 좋아진 만큼 코스피의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IT와 자동차 완성품 업체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아우'격인 부품 공급 업체에 대한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세계 주요 경제권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권순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평화정공, 한일이화 등 주요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크게 좋아졌다"며 "자동차 업체들의 해외 공장 증설, 신차 출시 등의 영향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이익 증가는 계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도 "최근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주가는 완성차 업체들에 비해 약했지만 향후 주가 상승률 차이를 줄이는 '키맞추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IT 부품업체 중에서는 보급형 저가스마트폰 관련 종목이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다만 대부분 업체가 올해 2분기 신규 모델 효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 하반기 실적 증가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부담이다.
김운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스마트폰 관련 부품주들은 하반기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며 "신제품 개발과 신규 거래선 확보 등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바람직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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