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명의개서 대행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과 국민은행, 하나은행 3곳은 현재 주주를 대상으로 한 주총 소집 통지를 이메일이 아닌 우편으로만 수행하고 있다.
상법상 '주주 동의' 때문이다. 법을 보면 회사는 주총 2주 전 주주에게 서면 통지해야 한다. 단, 주주로부터 동의를 받은 경우에는 전자문서 통지도 가능하다.
이같은 제약뿐 아니라 주주 동의 자체에 대한 해석도 명쾌하지 않다. 예탁원이 올해 들어 법무부에 상법상 주주 동의 관련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번 유권해석 요청 요지는 주총 소집 이메일 통지를 위한 주주 동의를 증권사 계좌 개설시 포함되는 약관상 전자문서 수신동의서로 갈음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반면 법무부가 6월 초 내놓은 유권해석 결과는 약관상 동의만으로 갈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메일로 주총 소집을 통지하려면 주총을 열 때마다 주주로부터 동의를 받으라는 얘기다.
주식명의개서 대행기관이 해마다 주총 소집 통보로 발송하는 우편물 건수는 1000만건에 육박하고 있다. 단순히 주총 소집 관련 사실을 알리는 것일 뿐인데도 막대한 비용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상장사가 임시주총을 열 때도 마찬가지다. 주주명부 확정 후 2주 만에 주총이 개최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주식명의개서 대행기관이 개별 주주로부터 팩스 등 방식으로 동의를 얻어 이메일로 통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주식명의개서 대행기관 관계자는 "주총 소집 통지를 이메일로 하고 싶어도 상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며 "법률적인 제약 탓에 더 이상 이메일 통지를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배당 통지 경우에는 아예 상법상 이메일 발송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상법상 주총 소집 통지에 대해서만 의무가 규정돼 있어서다.
주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개인 투자자는 "예비군 소집 통지서도 메일로 받는 세상에 주총 소집 통지를 우편으로만 받아야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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