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 핸드폰사업부를 54억4000만 유로(약 7조 8654억원)에 인수한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거래 가운데 37억9000만 유로는 핸드폰 장치, 16억5000만 유로는 특허권을 사들이는 데 쓰인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와 스테판 엘롭 노키아 CEO는 이날 블로그에 “오늘은 재창조되는 시점이다”며 “(이번 노키아 인수를 통해) 어느 곳에서든지 강렬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올렸다.
이번 거래로 노키아 핸드폰 사업부 직원 3만2000명이 마이크로소프트로 이적하게 된다. 엘롭 CEO를 포함해 조 할로우, 주하 푸트니라타 등 주요 임원들도 마이크로소프트로 합류할 예정이다. 핀란드에 상주한 인력 4700명과 제조 인력 1만8300명도 포함된다. 지난해 핸드폰 서비스 사업부의 수익은 150억 유로로 노키아 순수익의 50%를 차지한다. 노키아는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 윈도폰 운영체제가 탑재한 루미아 시리즈를 출시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폰에 윈도우 소프트웨어를 접목해 명맥을 이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으로 10년간 노키아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에게 밀렸던 노키아는 이번 인수 건으로 현금 유동성을 얻게 됐다. 발머 CEO는 “임직원 주주 소비자 모두가 윈윈하기 위한 전략이다”며 “이번 거래는 마이크로소프트 주식과 수익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쟁력이 떨어진 두 회사가 협력한다고 새로운 강자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폴 버드 전자통신 컨설턴트는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 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며 “예전의 명성을 찾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말했다.
한때 핸드폰업계 1위였던 노키아의 자존심은 바닥을 친지 오래다. 지난 2분기 노키아의 핸드폰 판매대수는 27% 하락했다. 지난 9분기 동안 50억 유로 이상의 손실을 봤다. 엘롭 CEO는 은 회사 재정관리 차원에서 지난 1월 2만명 이상을 감원하고 배당금 지급을 중단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페이스북과 구글의 공격적인 소셜네트워크 및 온라인 광고 강화에 밀려 쇠약해진 상태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2014년 1분기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고 노키아 주주와 규제 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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