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민주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들과 한 전화회의에서 “미국은 지금 ‘뮌헨의 순간’에 직면해 있다”며 “이스라엘도 미국의 군사개입을 찬성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도 결국은 지지하게 될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사태 군사개입 방침이 의회 승인을 받는 데 협조해 줄 것을 촉구했다.
뮌헨협정은 제2차 세계대전 직전인 지난 1938년 9월 나치 독일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가 체결한 협정으로 이로 인해 독일은 체코슬로바키아 수데텐란드를 합병해 전략상 유리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뮌헨협정처럼 시리아 사태를 외교적으로만 해결하려 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날 전화회의에는 척 헤이글 국방장관,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도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존 케리 국무장관은 지난 1일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다마스쿠스 동부 지역에서 있었던 참사 당시 응급요원들이 확보한 피해자들의 머리카락 및 혈액 샘플 분석으로 사린가스가 사용된 사실을 알아냈다”며 “아사드는 이제 전시에 이 무기를 사용한 히틀러와 사담 후세인의 리스트에 합류하게 됐다”며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하기도 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중동은 화약고이고 도화선은 타들어가고 있다”며 “서방이 시리아를 대상으로 군사작전을 감행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화약고가 폭발하면 누구도 상황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며 “혼란과 극단주의가 퍼질 것이다. 지역전의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미국과 프랑스에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지만 양국 지도자들은 이런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이 하나라도 증거를 갖고 있으면 첫날부터 내보였어야 했다. 대체 그 ‘논리’가 무엇이냐?”며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주장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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