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환경 악화 및 고임금 논란에 대한 공감이 일부 이뤄지면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전망이다.
3일 오후 은행회관에서 열린 7차 교섭 분위기는 비교적 부드럽게 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시간 역시 6차(2시간 30분)에 비해 1시간가량 단축됐다.
노사는 지난 6차 협상 때만 해도 임금 인상안을 둘러싸고 사용자와 노동조합 간 팽팽한 힘겨루기를 했다. 사용자 측은 영업환경 악화와 임원들의 자발적인 연봉 삭감 등을 이유로 공기업 2.8% 인상, 민간기업 1.7% 인상안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사측이 실적 악화의 원인은 관치금융임에도 그 책임을 직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노조가 내놓은 인상안은 5.5~5.8%였다. 올 초 통계청 등이 전망한 경제성장률과 물가성장률을 더한 수치다.
이 때문에 자칫 은행권에 추투(가을 투쟁) 먹구름이 드리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협상을 진행한지 3개월이 지났지만 양측이 좀처럼 간극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진행된 7차 협상에서는 노조가 한 발 양보했다. 노조는 2.8%를 인상하되 장시간 근로관행 개선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고 고용의 질을 높일 것을 요구했다.
권현지 킹스칼리지 교수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행원들은 평균적으로 주당 56시간을 일한다. 특히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시한 한도인 주 52시간 이상 일하는 비율이 95%에 달했다. 업무가 많은 경우에는 하루 평균 12.6시간, 주당 60.3시간 동안 일했다.
노조가 올해 임단협 제안 중 큰 테마로 장시간 근로 개선 문제를 내세운 것도 이같은 이유다.
사측 관계자는 “당초 노조가 제시한 인상률에 비해서는 큰 성과이며 노조가 제시한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큰 이변이 없다면 임금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임금 협상은 10월에 마무리 됐지만, 이달 추석 전에 합의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교섭에는 은행장들로 구성된 사용자협의회 대표와 금융노조 소속 지부장들이 참석했다.
사측 대표는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홍기택 산업은행장, 김종화 금융결제원장 등이 참석했고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부산은행은 대참했다.
노사는 오는 10일 8차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7차 협상부터 격주로 만나던 것을 매주 논의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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