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은 침체인데, 드라마·영화 속 부동산 콘텐트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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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0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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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부동산 시장은 침체 일로를 걷고 있지만 최근 인기리에 방영 또는 상영 중인 드라마, 영화에서는 이를 소재로 한 콘텐트가 뜨고 있어 관심을 끈다.

십수년전 부동산 호황기를 그리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최근 신도시 고급 아파트와 철거를 앞둔 낡은 아파트를 대비시키기도 한다. 드라마 시청자나 영화 관람객은 작품 자체뿐만 아니라 시대 여건에 따라 변하는 부동산 배경 및 주제도 볼 수 있어 두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셈이다.

지난 7월부터 방영한 SBS 드라마 ‘황금의 제국’은 1990년 신도시 개발부터 부동산 거품이 꺼진 2010년대까지를 배경으로 한다.

국내 부동산 시장은 외환위기 후 금융위기 전까지 성장가도를 달렸다. 당시 분양 완판은 당연했고 ‘부동산 불패신화’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부동산은 고정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재테크 수단 중 하나로 꼽혔다.

극 초반 고수(장태주 역)는 시행사 대표로 거액의 돈을 벌어들이게 된다. 하지만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이 무너지고 유례없는 전세난이 한창인 요즘은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어서 자연스럽게 대비가 된다.

현재 부동산 시장을 잘 표현한 콘텐트는 최근 관람객 500만명을 돌파한 영화 ‘숨바꼭질’이다. 더 좋은 집에 살고자 하는 욕망이 살인의 계기가 되는 부동산 스릴러물이다.

영화 속 주인공 가족은 일산에 위치한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고, 풀샷 장면을 통해 세입자들이 모여 사는 철거 예정 아파트와 대조시킨다.

여기서 일산이 가지는 의미에 대한 견해도 많다. 한 영화 평론가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강남이 아닌 일산이 배경인 이유는 이야기 속의 피해자가 상징적인 중산층이어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일산의 타당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지역 이기주의를 나타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행복주택 건립을 놓고 서울 목동 및 공릉지구 등에서 지자체와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를 예로 들어 그 이유가 집값 문제뿐 아니라 준거집단에 속해 있고 싶은 심리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행복주택 지구지정은 당초 7월 말에서 주민공람 기간 연장으로 8월로 미뤄졌다.

지난해 8월 개봉한 영화 ‘이웃사람’은 재건축 예정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을 허구로 그렸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저층 아파트, 주거 구역이 명확하지 않은 점을 장치로 이용했다. 부산 만덕동의 한 아파트에서 촬영한 이 영화는 살인을 다룬 내용이라는 이유로 장소 섭외에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숨바꼭질과 비슷한 점이 있다면 철거를 앞둔 아파트라는 배경이 긴장감을 증폭시켰다는 것이다. 숨바꼭질에서는 철거로 집이 사라진다는 불안감에 집에 대한 병적인 집착을 그리고, 이웃사람은 재건축을 앞둔 어수선한 아파트 분위기 속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보여준다.

투자 수단 또는 거주를 위한 소비재로 등장하는 부동산은 보는 이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고 재건축 등 민감한 소재가 반영되면 몰입도도 커지기 때문에 콘텐트 소재로 사용하는 것 같다”며 “부동산 정책 및 단지 내 결정을 두고 일어나는 분쟁뿐 아니라 내부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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