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장 잘못은 임원도 책임"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노조는 모든 임원과 면담을 거부한 채 임원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봉수 전 이사장 시절, 김 전 이사장을 제대로 견제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노조는 작년 일부 직원이 공시 정보를 미리 유출시킨 사건을 예로 들었다. 당시 거래소는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주식투자를 금지했다. 업무시간에는 휴대전화도 소지할 수 없도록 규정을 고쳤다.
노조는 이 방침에 대해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다며 고용노동부에 김 전 이사장을 신고한 상태다. 김 전 이사장은 당국에서 관련 진술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현행 임원진이 김 전 이사장을 견제하지 않은 채 위법소지가 있는 정책을 묵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흥열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임원 재임기간 동안 부도덕한 행동을 해 온 김 전 이사장을 관망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노조위원장이 교체된 코스콤이나 예탁결제원 노조 또한 마찬가지다. 노조위원장 선거 당시 공약이 임원 퇴진이었다.
코스콤이 우주하 사장 사의표명 후 신임 사장 인선 절차를 앞둔 가운데 이 회사 노조는 임원 전원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코스콤 노조 관계자는 "사장과 직원 사이에 전혀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며 "임원 역시 직원 의견을 사장에게 전달하지 않아 이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예탁원 노조는 노조위원장 취임 직후 기존 사장 및 임원 퇴진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지만 현재는 기존 입장을 접고 회사와 화합 분위기에 돌입했다.
◆임원과 선긋기… 새 수장 선임에 압박
증권 유관기관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임원 전원 퇴진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지만 새 기관장이 선임되는 과정 또는 이후 경영방침을 정하는 데 있어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코스콤은 일반적으로 기관장 인선 절차가 거래소 수장이 뽑힌 다음 진행된다.
아직 기관장 선임 관련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 노조 주장대로 일부 임원을 바꿀 경우 임추위 위원 구성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거래소는 이달 초 이미 임추위가 구성돼 노조 요구가 새 수장 선임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하지만 새 수장이 선임된 후 경영방침에는 노조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될 수 있다.
한 증권 유관기관 노조 관계자는 "임원 전원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는 것은 진짜 사퇴하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새 수장이 왔을 때 노조와 합의를 통해 현 문제점에 대한 타협점을 찾아 보자는 의도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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