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실행가능한 '해외 미술시장 개척 방안'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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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0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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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국 주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주관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가의집 대회의실에서 '미술시장 유통 선진화 및 제도 개선' 토론회가 열렸다. 국내 문화예술분야 전반의 기반을 다지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새 예술정책' 연속 토론회로 마련된 이 행사는 미술시장의 글로벌화 역시 가속화되는 시점을 감안할 때 매우 뜻깊은 자리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사실 문화부가 침체된 미술시장을 살려보겠다고 나선 예는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다른 분위기다. 연례적인 행사일 것이란 짐작과는 달리, 토론회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문화부의 담당국장이나 사무관 등 관련자들이 자리를 지켰으며, 일일이 메모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문화가 국가경쟁력의 구심점이자 원동력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나라도 더 이상 손 놓고 있으면 안 되겠다는 공감대와 위기의식도 한몫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 정부의 대표 슬로건 중 하나가 바로 '문화융성'이지 않은가.

미술시장 전문가인 경희대 최병식 교수의 발제로 시작된 이번 토론회에선 구체적이고 다양한 의견들이 많이 제시됐다. 필자도 토론자로 초대되어 의뢰받은 소주제는 '해외 미술시장 개척방안'이었다. 현 시점에서 내수시장의 안정화 못지않게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주제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들을 강구하기란 쉽지 않다. 솔직히 우리의 실정이 세계화 바람을 호기로 삼기엔 미처 준비가 덜 된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현실적으로 실행이 가능할 수도 있는 예시들을 살펴볼 필요는 있겠다.

우선 성공적인 해외 미술시장 진출을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장르 간 콜라보 활성화'를 들 수 있겠다. 현재로선 우리나라를 국제무대에 가장 효과적으로 알리는 분야는 소위 '한류 종목'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순수미술 분야의 시각예술 이미지를 세계로 진출하는 디자인이나 영화ㆍ공연ㆍ드라마ㆍ패션 등 주변 장르와 적극적으로 연계할 방안을 갖자는 것이다.장르 간 벽 허물기를 통해 상호 융합할 때 새롭고 신선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1차시장 기반 확대'와 '작품가격의 현실화'다. 내수시장이 안정화를 찾기 위해선 무엇보다 미술시장 최일선 공급자인 화랑들의 중장기적인 국제경쟁력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작가들 역시 국내는 물론 국제무대에서 같이 통용될 수 있는 작품가격을 책정해 신뢰성을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가 지닌 '전통미술 우수성 제고'도 필요하다. 해외시장에 문화적 정체성이 담보된 고유의 전통미술을 알리는 노력이 곧 현대미술의 경쟁력도 살릴 것이다.

해외의 '국제적인 주요인사 초빙 확대'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세계무대를 리드하는 전문가와 국내 미술가 및 유망한 전문 인력들이 서로 연계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 확산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더 나아가 '해외 레지던시 장려'도 뒤따라야 한다. 이미 해외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이나 기관 등과 연계해 '1:1 맞춤형 지원제', 상대 국가와 맞교환, 공조 기업에 대한 합당한 지원책 마련 등을 동시에 장려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하겠다.

한 나라의 미술생태계가 건강하려면 '공공재 미술관 육성'이 꼭 필요하다. 국제적인 규모와 수준의 미술관은 곧 그 나라 미술의 대외 경쟁력을 배가시킨다. 우리나라 실정상 세계적인 수준을 갖추고 국제 경쟁력 갖춘 국공립·사립 미술관은 기증이나 기부 없이는 불가능하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들은 예외 없이 개인 기부자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기증 및 기부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과 보상제도가 보장된다. 우리나라도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장려책과 구체적이고 획기적인 포상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급변하는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문화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 개발'에 더욱 힘쓴다면, 시각예술이 곧 신성장동력의 주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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