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인터뷰> 조PD, 블락비와의 분쟁? "음악인으로서는 행복한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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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0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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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포츈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힙합가수 조PD가 돌아왔다. 최근 치러진 '힙합 디스전'의 영향일까, 강하고 거칠 것 같은 힙합래퍼가 환하게 웃으며 맞이하니 꽤나 살갑다.

지난 6일 서울 이태원 겍코스 애비뉴에서 만난 그는 새 미니앨범 '인 스타덤 브이3.0(In Stardom V3.0)'에 수록된 곡 전부를 들려줬다. "어떤 곡이 제일 좋아요?"라고 서슴없이 묻는 모습이 소탈하다.

들려줬던 곡들 중 타이틀곡이라고 명칭하지 않지만 그의 말을 빌리자면 "제일 밀고 있는 곡"인 '메이드 인 이태원(Made in 이태원)'의 멜로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일부러 인터뷰 장소를 이태원으로 정했냐"는 질문에 "우연"이라고 답하지만 장소가 주는 임팩트를 무시하긴 힘든 듯하다.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성품을 보아하니 최근 불붙었던 힙합 디스(무례나 결례를 뜻하는 disrespect의 줄임말로, 상대를 폄하하는 말이나 행동을 일컫는다)전에 침묵했던 이유를 짐작케 했다. 그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재미있게 지켜봤다"고 웃으며 답했다.

"누군가 저를 지목하며 디스전을 펼쳤어도 크게 반응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만약 엄청 유명한 뮤지션이 (디스를) 했다면 조금 고려는 해봤을 것 같지만 상황이 돼 봐야 할 것 같네요.(웃음) 걱정되지 않느냐고 많이들 물어 보시는데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이벤트로 즐기며 관망했습니다."

사진=포츈엔터테인먼트
그가 시리즈로 진행됐던 '인 스타덤(In Stardom)' 시리즈 앨범 역시 오랜 침묵을 이어왔다. 13년 만 신보가 나왔다.

"'인 스타덤'과 '인 스타덤2.0'은 제가 만 23세 때인 지난 2000년에 출시됐어요. 그 당시 어린 패기와 열정으로 모든 걸 쏟아붓고 나니 다음에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렇게 13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많은 이야깃거리가 생겼고 자연스럽게 앨범에 녹아들게 됐어요. 삶을 담았다는 연결성은 있지만 음악의 메시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야기가 달라진 이유를 묻자 "그 사건"이라고 짧게 답했다. 스타덤엔터인먼트(이하 스타덤) 대표이기도 한 조PD는 그룹 블락비와의 소송문제로 홍역을 앓았다. 블락비 멤버들이 지난 1월 수입에 대한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스타덤을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했다. 이후 블락비는 세븐시즌스라는 새로운 소속사에서 활동 재개를 준비 중이다.

"예술가는 아파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좋은 작품이 나오거든요. 블락비와의 일은 제 삶에 있어서는 힘든 일이지만 음악가로서는 행복한 시기가 됐습니다. 앨범이 나오는 결정적 동기가 됐거든요. 10년에 한 번씩 큰 고통이 있어야 좋은 음악이 나온다는 생각도 잠시 들더라고요(웃음)."

사진=포츈엔터테인먼트
아픔을 기회라고 생각하는 조PD는 긍정의 힘을 믿는 사람이 아닐까. 모든 걸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불모지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한다. 조피디 역시 아픔을 음악으로 승화하며 가장 뮤지션다운 모습을 보였다.

"제 인생관이 담겨있는 동시에 '즐기자'라는 유쾌한 감성은 그대로 고수했어요. 무리하게 욕심 내지 않았습니다. 제가 과거에 했던 음악은 이제 생소한 것이 아니라 힙합신에서 범람하는 것들이에요. 시대에 획일화되거나 편중되는 스타일이 아닌 자기만의 색을 고수하고자 했습니다."

이번 앨범에서 조PD는 진보, 시모, 디즈, 제피 등 젊은 감각의 프로듀서들과 딥플로우, 징고 같은 뮤지션과 함께 작업했다.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며 이들과 호흡했다.

"제작자로서도 일하다보니 예전처럼 24시간 작업실에 붙어있을 수 없더라고요. 그렇다보면 작업의 디테일이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여러 작가들과 함께 일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고 작업에서도 큰 문제가 없었어요. 이미 그들의 스타일을 알고 진행했기 때문에 더욱이 그랬고요."

이번 앨범을 '스포츠'로 비유한 그는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각자의 플레이를 살리되 서로가 패스를 잘 해야 승리를 이끌 수 있는 것처럼 음악 역시 조화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의 삶도 스포츠처럼 활동적일까. 그는 보이는 것과 달리 '바른 사나이'라고 소개했다.

"군더더기 없는 삶이에요. 쓸데없는 짓 안하고 다른 동선으로 비켜나가지 않습니다. 아침에 회사 갔다가 퇴근하면 술을 마시며 회포를 풀죠. 어느 정도 삶이 안정권으로 들어서 그런지 도박, 여자, 마약 등 어두운 곳에 시선을 둘 이유나 여유가 없어요. 다른 유혹을 느낄 겨를이 없습니다."

안정적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직설적이지만 부드러운 그의 말에서 아픔으로 단단해진 내면이 보인다. 아픈 만큼 성숙한 조PD의 음악이 곧 우리를 찾는다. 오는 16일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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