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감사보고서 정정 20% 껑충…빅4 中 삼일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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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0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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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국내 회계법인이 올해 들어 감사보고서를 바로잡은 횟수가 900건을 상회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회계법인 가운데 삼일회계법인이 상장ㆍ비상장사를 모두 합해 정정이 가장 잦았으며, 상장업체만 보면 한영회계법인이 가장 많이 고쳤다.

단순 착오에 따른 정정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분식회계 탓에 뒤늦게 감사의견을 적정에서 거절로 바꾸는 사례도 있어 부실감사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회계법인이 올해 들어 6일까지 연결ㆍ개별 감사보고서를 정정한 횟수는 모두 91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건(19.89%) 증가했다. 4대 회계법인(안진ㆍ삼정ㆍ삼일ㆍ한영회계법인)이 고친 감사보고서만 같은 기간 133건으로 전체에서 약 15%를 차지했다.

삼일회계법인이 상장ㆍ비상장사를 모두 합해 40건을 기록하면서 4대 회계법인 가운데 정정이 가장 잦았다. 이어 안진회계법인(36건), 삼정회계법인(32건), 한영회계법인(25건) 순으로 집계됐다.

주식 투자자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장사만 보면 한영회계법인이 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안진회계법인(4건), 삼일회계법인(3건), 삼정회계법인(1건) 순이다.

한영회계법인이 올해 감사보고서를 정정한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 무역업체인 LS네트웍스(4차례)와 코스닥 게임업체 한빛소프트(1차례)로 모두 단순착오가 아닌 장부상 주요 항목을 뒤늦게 바로잡은 사례에 해당됐다.

이 회계법인은 2008~2010년치 LS네트웍스 연결ㆍ개별 감사보고서를 정정하는 과정에서 과소계상했던 부채총계(2099억원→3873억원)를 바로잡거나 부풀려진 순이익(195억원→142억원)을 고쳤다. 한영회계법인은 한빛소프트와 이 회사 최대주주인 티쓰리엔터테인먼트 간 2008년치 내부거래 액수도 애초 4억원으로 계상했다가 17배 이상 증가한 69억원으로 늘렸다.

4대 회계법인뿐 아니라 여타 업체에서도 단순착오가 아닌 심각한 오류에 따른 감사보고서 정정이 잇따랐다.

선진회계법인은 올해 들어 2008~2010년치 경암엔지니어링(옛 베어엔터테인먼트) 감사보고서를 정정하면서 분식회계를 이유로 감사의견을 적정에서 거절로 바로잡았다.

천지회계법인 또한 2010~2012년치 플로라베이직 감사보고서 정정에서 빠뜨렸던 대여금 및 차입금을 한꺼번에 계상했다. 예를 들어 2012년치 장부를 보면 애초 이익잉여금이 20억원에 육박한 반면 정정 후에는 잉여금이 모두 사라진 채 결손금만 30억원에 이르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감사보고서 정정이 증가하는 것은 금융위기 이후 불황 장기화로 한계기업이 늘어난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부당 회계처리는 회사뿐 아니라 투자자에도 막대한 손실을 주는 만큼 장부를 자주 고치는 회사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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