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베트남 진출활로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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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0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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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 본격적인 ‘세일즈 외교’에 시동을 건 가운데 국내 금융사들의 베트남 진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년간 외국계 금융사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배타적 분위기가 걸림돌이었지만 이같은 기조가 다소 누그러졌다는 평가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과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김병기 서울보증보험 사장 등 금융권 수장들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특히 이순우 회장은 이번 일정에서 우리은행의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을 위해 중앙은행 총재와 접촉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지 당국의 인가를 받기 위해 이 회장이 직접 총재를 만나 법인 승인관련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한동안 폐쇄적이었던 베트남 진출활로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10년까지는 외국계 은행에 너그러웠지만 은행이 80개를 웃돌면서 시장규모에 비해 과도하다고 판단, 구조조정에 돌입한 바 있다.

이 때문에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외국계 금융사의 신규 인가 건수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후 올 6월 말, 기업은행에 지점 설립 인가를 내주면서 빗장이 서서히 풀리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해석이다.

국내 은행들이 앞다퉈 베트남에 진출한 이유는 성장성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베트남의 은행업 성장률은 중국이나 인도보다 높고 2005년 이후 대출과 예금이 2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기업의 베트남 투자가 늘어나면서 베트남에서 생활하는 한국인만 13만여명에 달한다.

국내 은행 중 베트남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현지 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은 호찌민(영업부), 호찌민T/C, 빈증, 송탄, 동나이, 비엔화, 하노이, 쩐지홍, 박닌 등 9개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서 외국계 은행 중 HSBC에 이어 규모가 두 번째로 크다보니 수익도 괜찮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의 글로벌 전체수익 중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33%에 달했다.

기업은행은 이달부터 하노이지점을 설립, 현지 영업을 시작했다. 하노이지점만 해도 국내에서는 하나은행을 비롯, 글로벌 20개 은행들이 격전을 벌인 바 있다. 하노이가 호찌민에 이어 새로운 경제도시로 떠오르는 만큼 전망도 밝다. 지난 2008년에 처음 문을 연 호찌민 지점이 지난해 낸 수익이 800만 달러임을 감안하면 하노이지점에서도 흑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나은행도 2007년 현지 사무소를 개설한지 6년만에 호찌민 지점 설립 승인을 받았다. 농협은행은 지난 3월 하노이에 아시아 지역의 최초 해외사무소를 열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두번째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수익정체에 빠진 국내 은행들에게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보다 진출통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으로 가시적인 효과도 있다. 김용환 한국수출입은행장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딘 라 탕 베트남 교통부 장관과 만나‘딴번~연짝 도로건설사업’에 2억달러 규모의 대외경제협력기금(차관·EDCF)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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