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요절한 한국적 표현주의 추상화가 최욱경(1940-1985)의 대규모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최욱경의 다양한 형태의 미공개 회화작품 40여점과 드로잉 100여점을 선보인다.
1985년 작고 이후 몇 차례 회고전에서 조지아 오키프를 연상시키는 색채 추상을 포함한 추상 회화 전시가 이뤄졌다면,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치열한 예술혼이 담긴 50여점의 인체드로잉을 비롯한 인물 드로잉, 자화상 콜라주 흑백풍경 흑백추상 등을 대거 만나볼 수 있다.
자유로운 필치의 사실적인 인체 드로잉에서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 드쿠닝 (1904~1997)의 영향이 엿보이는 인체 변형 드로잉으로의 변화에 이어 먹과 잉크를 사용하여 강렬하게 표현된 인체 추상으로 흐르는 작품에는 작가적 열정이 뿜어나온다.
최욱경은 서울대 서양화과를 나와 1963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미국 추상표현주의를 비롯해 당시 유행한 화풍을 받아들이고 실험을 거듭해 한국적 색채 추상을 완성했다.
낯선 이국 땅에서 동양인이자 여성으로서 품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강렬한 추상화에 담아낸 그는 45살로 요절하기까지 1000여 점을 그리는 작품활동을 펼쳤다.
전시를 기획한 박혜리 큐레이터는 "최욱경의 모든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동양과 서양, 빛과 어둠, 사랑과 증오, 행복과 고뇌, 참과 거짓 등 대립되는 양극의 두 세계"라며 "짧은 생을 살며 모든 에너지를 발산한 그의 작품들은 주체할 수 없는 작가적 열정과 현실 사이에서 오는 괴리, 또 그로 인한 고독과 외로움을 동반한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지만, 1000여 점이 넘는 그의 작업들에서 기만적인 자기 복제나 작가로서 자기 표현에 대하여 주저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25일까지.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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