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MB색깔 지우기…이젠 'MB표 서민금융'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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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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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금융위원장(오른쪽)이 지난 6일 남원시청에서 열린 서민금융 현장 간담회에서 서민금융총괄기구 설립 방안 등에 발표하고 있다.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지난 5년간 금융권에 물들었던 이른바 'MB 색깔' 지우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기존 서민금융 체계 역시 구조조정을 맞게 됐다. 정부가 서민금융기관을 통합하고, 관련 금융상품의 적용 기준 등도 일원화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그러나 지나친 관치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 현 정부에서도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는 서민금융 상품에 대한 정비도 필요해 보인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미소금융재단, 신용회복위원회 등 서민금융기관을 통합한 서민금융 총괄기구가 설립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미소금융과 신복위를 합치고 행복기금의 기능을 통합하되, 운영은 현행대로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위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융위는 햇살론,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서민금융 상품의 지원 기준 등이 달라 혼란스럽다는 점을 감안해 이에 대한 개선작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신설되는 서민금융 총괄기구는 금융위 산하조직이 되며, 금융위의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아울러 금융위는 현재 광역자치단체에만 설치된 16개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를 내년 말까지 두 배 수준으로 확대키로 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조용하면서도 신속히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른바 '4대 천왕'을 금융권에서 물러나게 했으며, 금융감독 및 정책금융 체계도 재정립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리고 이젠 'MB표 서민금융' 역시 하나 둘 흔적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산업 체계를 뒤흔드는 과정에서 논란이 많았다. 금융감독원을 이원화하는 것뿐 아니라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통합 등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컸고, 국회 통과 여부도 아직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서민금융기관 통합에 대해선 긍정적인 견해도 많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서민금융기관이 지나치게 분산돼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실제 고객들을 상담해보면 여러 서민금융 상품들에 대해 헷갈리는 경우도 많고, 같은 상품인데도 금융사마다 적용 기준이 다른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나치게 관치로 흐르거나 보여주기 식으로 끝나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늦은 감이 있지만 서민금융기관 재정비는 필요하다"며 "그러나 정부 주도로만 서민금융이 운용되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민간이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올해 정부 주도로 등장한 많은 서민금융 상품들이 향후 정부와 금융권의 부채로 남을 수도 있다"며 "이에 대해 중간점검을 하고 재정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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