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쯔엉 떤 상 국가주석이 지난 9일 오후 박 대통령을 베트남의 국부(國父) 호찌민 거소로 직접 안내한 것은 베트남 외교사에 전례가 없는 특별 예우로 평가됐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 따르면 1시간 20분 정도로 예상됐던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도 20분가량 길어져 1시간 40분이나 진행됐으며, 회담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
정상회담에 앞서 베트남 정부는 박 대통령의 호찌민 묘소 참배에 응웬 티 하이 쮜엔 노동보훈사회부 장관을 명예수행원으로 보내는 예우도 표시했다. 특히 호찌민 묘소는 월요일에는 열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박 대통령의 일정을 고려해 이날 특별히 문을 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일 하노이 경남랜드마크 72에서 열린 한복·아오자이 패션쇼에는 응웬 티 조안 국가부주석이 직접 나와 동행했다. 부주석이 외국 정상을 수행, 행사장에서 자리를 함께한 것 역시 행정 관행상 파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하룻동안 베트남 국가 서열 1~4위와 모두 만난 것도 이례적이다. 박 대통령은 9일 상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응웬 떤 중 총리와 오찬회동, 응웬 신흥 국회의장, 응웬 푸 쫑 당서기장과 면담을 가졌다.
또 이날 저녁 하노이 인터내셔널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국빈만찬의 경우 베트남 정부측은 당초 경제사절단 중 일부 대표자들만 국빈만찬에 참석키로 한 계획을 갑자기 변경, 경제사절단 전원과 공식·비공식 수행원 전원을 초청하는 파격적인 예우를 갖췄다. 이날 참석자 인원만 약 14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베트남 정부가 국빈만찬에 이처럼 많은 인사를 초청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한국 업체들에 대한 각별한 예우 차원으로 풀이됐다.
"진정한 친구가 왔다. 한국은 진정한 친구의 나라다. 사돈의 나라다"라면서 덕담을 쏟아낸 상 주석과 박 대통령은 이날 국빈만찬에서 감동의 피날레를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베트남 정부측은 축하무대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의 애창곡인 가수 노사연의 '만남'을 준비했는데, 박 대통령은 출연진들이 노래 끝부분을 합창할 때 상 주석과 함께 무대로 올라가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한 뒤 같이 박수를 치며 감동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베트남 최고의 대중가수가 직접 한국말로 '그 겨울의 찻집'을 비롯해 '칠갑산', '서울의 찬가', '친구여', '만남' 등 우리 귀에 익숙한 한국노래를 부르거나 전통악기로 연주를 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면서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베트남 정부가 박 대통령을 위해 곳곳에서 파격적인 예우를 한 흔적이 있다"며 "베트남이 그만큼 한국과의 관계를 특별히 생각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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