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농림축산식품부 |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인삼은 땅과 지형에 민감한 약재이다. 건조하거나 습한 것을 싫어하고, 여름철에는 뜨거운 햇빛을 견디지 못한다.
뜨겁고 강한 기운을 타고 난 인삼은 재배환경이 조금만 어긋나도 스스로를 말려버린다. 이는 인삼의 강력한 효능의 근거가 된다.
한 번 심으면 이동 없이 한 곳에서 4~6년을 생장하며 지력을 모두 빨아들인다. 인삼을 한 번 재배한 땅은 10년 이상 인삼을 심지 못할 정도다.
인삼은 해가 갈수록 효능이 달라진다.
1~2년산은 소화 기능을 북돋우며, 한해를 지날수록 호흡 기능을 돕고 원기를 생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5년근 이상이 되면 정신 작용과 감각 기능을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항암, 혈류 개선, 면역력 강화, 항당뇨, 갱년기 개선, 항피로, 항스트레스, 정력 증진, 피부 미용, 숙취 해소, 멀미 방지, 뇌 기능 향상 등 고려인삼의 효능은 지난 50여 년간 현대과학으로 각종 임상실험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논문만 7000여편에 달한다.
◇'천연 비아그라'로 불리는 고려인삼
"장백산 인삼이 동이 나고 팔도 벌통이 텅텅 비었구나."
이는 '인삼정과'를 즐긴 조선 제10대 국왕 연산군의 방탕한 생활을 빗대어 민간에 전승된 노래이다.
조선시대 최장수 왕으로 83세까지 왕위를 누렸던 제21대 국왕 영조는 1년에 20여근의 인삼을 먹을 정도로 최고의 보약으로 여기며 건강을 관리했다.
이처럼 인삼은 오래전부터 정력제로도 인식됐다.
또 유럽에서는 고려인삼이 정력식품이라고 알려져있다. 프랑스의 시사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는 1991년 8월 15일자 커버스토리에서 '사랑의 미약(媚藥)’이라는 주제로 인삼의 효능을 다뤘다. 이 기사에 따르면 성의학 전문가 자크 웨인베르그 박사는 "인삼의 학명인 파낙스(Panax)는 만병통치약을 뜻한다"며 "인삼은 원기 회복은 물론,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자연강장제"라고 소개했다.
특히 고려인삼은 감퇴한 고환 기능을 되살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대 임상병리학부, 건국대 생명과학부, 한국인삼공사는 공동연구로 '고려홍삼이 노령 흰쥐의 고환 기능 감퇴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제10회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발표했다.
흰쥐의 혈액 화학지수 분석과 고환 내 정세관의 조직학적 관찰을 통해 정자 형성 과정 및 정자의 운동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고려홍삼이 노화와 환경 독성물질로 인한 고환 기능 감퇴를 효과적으로 회복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로 감퇴한 여러가지 성기능이 개선, 비정상적으로 상승한 호르몬 수치를 정상화시키고 남성 호르몬 함량도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영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은 2007년 6월부터 10월까지 외래 환자 73명을 대상으로 홍삼 효능 실험을 실시한 결과, 홍삼이 남성의 성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팀은 대상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은 홍삼 농축액을 200mg 캡슐로 만들어 하루에 4알씩 복용하게 했다. 다른 그룹은 홍삼 캡슐과 맛, 모양, 크기가 같지만 홍삼 성분이 전혀 없는 위약(가짜 약)을 먹게 했다. 4개월 후 이들의 발기력(국제발기능지수(IIEF5+1)로 측정, 30점 만점)을 측정한 결과, 홍삼 캡슐을 먹은 그룹은 17.2점에서 23.2점으로, 홍삼 성분이 없는 위약을 복용한 그룹은 17.7점에서 19.6점으로 각각 상승했다. 홍삼 캡슐을 먹은 그룹은 성교 시 만족도도 6.5점에서 9.7점으로 크게 높아졌다. 위약을 복용한 그룹은 7.2점에서 8.6점으로 좋아졌다.
최 교수는 "홍삼이 가진 발기력 향상 효과는 저용량 발기부전 치료제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홍삼의 핵심 사포닌 성분인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 Rg3는 고환에 작용해 남성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음결혈관으로 가는 혈액량을 많게 해 발기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2004년 12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성의학회 총회에서 브라질의 엔리코 안드라데 박사팀도 홍삼이 발기부전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골다공증에도 좋은 고려인삼
최근 국책연구소인 농촌진흥청은 고려인삼이 노화에 의한 골다공증 개선에 뛰어난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
2년 동안 사육한 실험 쥐(자연 노화로 골다공증 발생)를 대상으로 2개월간 인삼을 먹인 결과, 쥐의 뼈가 생후 8주된 쥐와 비슷한 구조를 유지했다.
연구진은 4년근 인삼을 농축 분말화한 다음 다시 증류수에 녹여 인삼 함유량이 ㎏당 300㎎인 물을 매일 한 차례씩 노화 쥐에게 먹였다.
쥐의 경우 생후 112주면 인간의 나이로 70세에 정도이다. 노화로 인해 골다공증이 발생한 쥐에게 인삼을 투여한 결과, 인삼을 먹지 않은 쥐에 비해 골밀도는 32%가 증가했다. 골 부피율과 ‘해면골소주’ 숫자도 높아져 생후 8주된 쥐와 비슷한 골 구조를 유지했다.
특히 이번 실험은 일반적인 골다공증 동물 실험이 암컷의 난소를 절제해 인위적으로 골다공증을 유발시킨 뒤 진행한 것과 달리 자연 노화로 인한 골다공증 쥐에게 적용한 것으로 사람의 노화로 인한 골다공증 개선에도 인삼이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고려 홍삼만 먹은 에이즈 감염환자 25년째 건강
얼마전 치료약 복용 없이 홍삼만 먹고 25년째 에이즈 발병이 억제되고 있는 국내 에이즈바이러스(HIV) 감염자 3명의 사례가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조영걸 교수팀은 미국 로스 알라무스 내셔널 랩 브라이언(Foley T. Brian) 박사팀과 함께 에이즈치료제 복용없이 고려홍삼만 장기 복용하는 요법으로 20~25년째 에이즈 발병이 억제되고 있는 국내 HIV 감염자 3명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AIDS Research and Human Retroviruses)에 발표한 것이다.
논문을 보면 이들 환자의 HIV 감염 공식 진단 시기는 각각 1987년, 1988년, 1992년이다. 이들은 바이러스 감염 진단 이후 치료제는 일절 복용하지 않은 채 홍삼만 500㎎ 캡슐을 매일 12개씩 먹었다.
논문대로라면 87년 HIV 감염 진단을 받은 환자의 경우 올해로 25년째 에이즈 발병이 억제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환자는 실제 감염 시기가 공식 진단보다 2년 앞선 85년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에이즈 발병이 27년째 억제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조 교수는 이 같은 효과가 홍삼 성분이 HIV 유전자에 결함을 유발해 에이즈로의 진행을 억제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연구팀이 이들 3명을 포함해 홍삼을 장기간 복용한 21명의 전체 HIV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한국형(KSB) 감염자는 19명으로, 이들 한국형과 외국형 바이러스 표준주(HXB2)의 상동성은 92.5%로 확인됐다.
이처럼 한국형과 외국형의 상동성에 차이가 생긴 것은 홍삼 복용이 HIV의 결함을 유발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에이즈치료제를 복용하지 않고 최장 생존한 사례는 호주에서 보고된 29년이다.
조영걸 교수는 "홍삼을 장기간 복용해 생긴 유전적 결함이 장기간에 걸쳐 좋은 예후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며 "이대로라면 에이즈치료제 복용없이 30년까지도 건강하게 지내는 사례가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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