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국 초대 새만금개발청장이 11일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아무 것도 없이 시작해 20여년 동안 기네스북에 오른 방조제(33.9km)를 만들어냈습니다. 새로 출범하는 새만금개발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저부터 빗자루를 들고 쓸고 닦는 등 솔선수범해 하나하나 만들어 가겠습니다."
11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만난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53)은 초대 청장으로서의 각오를 이같이 표현했다.
이 신임청장은 국무총리실에서 잔뼈가 굵은 공무원이다. 총리실 재직 당시 산하에 있던 새만금기획단을 3년 3개월 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새로 출범하는 새만금개발청장으로 임명됐다.
이 신임청장은 "새만금단장 임무를 마친 뒤 1년여의 공백이 있었던 만큼 12일 현판식이 끝나는대로 새만금으로 달려가 그동안 바뀐 모습을 살펴보고 무엇부터 시작할 지 계획을 세우겠다"며 출범 첫날부터 발벗고 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새만금개발청 출범 의미에 대해 "새만금사업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함에 있어서 정부가 체계를 갖춰 견고히 해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한 그는 "여러 부처가 관여하던 사업을 개발청으로 통합해 역할을 부여함에 따라 사업 추진에 있어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새만금기획단장 재직 당시 방조제 준공을 비롯해 삼성과 투자유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10여년 동안 갈등을 거듭해온 한센인 주거단지 환경여건을 개선하는 등 새만금의 산적한 현안을 성공적으로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만금에 대한 그의 강한 애착은 새만금과 관련된 내용으로 박사 학위까지 받게 했을 정도다.
새만금사업은 특성상 여러 부처와 협력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국토교통부·미래창조과학부·전북도 등과 지속적으로 사업 내용을 조율하면서 중앙부터 지방까지 포괄적으로 정책을 조율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그는 성급한 개발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섬세하게' 개발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개발사업에 대한 이 청장의 지론이다.
이 청장은 "지역에서는 빠른 개발을 위해 하루빨리 매립을 끝내고 싶어 하지만 소중한 땅을 함부로 다루다가는 분명히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라며 "아주 면밀하고 섬세하게 따지고, 투자방향과 세계 경제의 흐름도 살펴 가면서 치밀하게 사업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새만금은 상당부분 정치적인 부분과도 얽혀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런데 휘둘리기 보다는 도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새만금사업이 성공하기까지는 앞으로도 무수한 난제와 외적 변수가 존재한다. 이 신임청장은 일단 새만금에 대한 비전을 보완하고 국민에게 널리 알릴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새만금사업은 후손에게 물려줄 선물의 기반을 다지는 일이기 때문에 국민의 협조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논란이 많은 해수 유통 문제 등 환경문제와 관련해 "환경에 피해를 주면서 사업을 진행하는 국가는 없다"고 일축한 이 청장은 "방조제가 완료된 뒤 큰 문제점이 나오지 않자 환경단체들의 반발도 줄었고, 항상 발생가능한 일에 선제 대응을 해서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기대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경제 살리기, 일자리 만들기 정책에 새만금개발청이 미력하지만 기여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에 대통령도 많은 관심을 갖고 살펴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만금을 동북아경제중심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잊지 않았다.
이 신임청장은 "우리가 갖고 있는 국가 브랜드 파워가 중국, 일본 등 주변국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며 "새만금에 제조·서비스업 등이 본격화되면 투자자들을 끌어올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단 새만금개발청 조직이 만들어졌으니 앞으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보강할 것"이라며 "완성도 높은 비전으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약력
△서울고 △성균관대 △행정고시(28회) △국무총리실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장 △규제조정실장 △일반행정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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