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취재현장> 전셋값 폭등과 증시 침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09-11 16:2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올해 5월 어렵게 전셋집을 얻었다. 없는 돈 있는 돈 끌어 모아 겨우 구한 신혼집이었다. 집은 서울 외곽에 위치한다. 제일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마을버스를 타야 집 근처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려서도 가파른 언덕을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해 여름 퇴근길 온몸이 항상 땀에 젖곤 했다.

전셋집을 구할 때 다짐을 했었다. 2년간 열심히 돈 모아서 더 좋은 집으로 옮기자고. 하지만 이런 다짐은 그저 이루지 못할 꿈으로 남을 지 모르겠다. 전셋값이 엄청난 기세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 시세도 가을 이사철로 들어서며 3000만원이 넘게 올랐다.

전셋값 상승으로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드는 돈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전세가구는 약 386만 가구다. 보증금 월세가구를 포함하면 700만가구 정도 된다.

전국적으로 전세보증금이 월평균 100만원 오른다고 가정하면 매달 약 7조원의 돈이 전세시장으로 들어가게 된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최근 몇 년간 전셋값이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았으니 그새 수십조원의 돈이 전세시장으로 매몰됐을 것이다.

전셋값 폭등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들의 자금이 전세시장에 묶이면서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주식시장도 전셋값 폭등의 악영향을 받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전셋값 올려주느라 주식 투자는 언감생심이라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11년 3조8000억원에 달하던 개인투자자의 하루 평균 주식거래대금은 올해 1조8900억원 수준으로 50% 넘게 줄었다. 하우스푸어나 전세금 올려주기 바쁜 개인들에게 주식 투자 여력이 있을 리 없다.

정부도 전셋값 상승의 부작용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매년 여러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체감 효과는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부동산과 자본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려면 전셋값 폭등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