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는 6일 연속 6.2% 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최대치다. 실제로 올해 5월 이후 신흥국 주가는 12% 가량 상승했다. 올해 6% 가량 떨어졌던 브라질 증시도 이번주부터 강세로 돌아섰다. MSCI지수는 지난 1998년 이후 가장 저조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신흥국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15% 늘어났다. 10일 신흥시장 주식은 예상 수익의 10배로 거래됐다. 이는 5월 이후 최고치다.
다만 올해 남은 달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실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흥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하라 처드수완 티스코자산관리 부사장은 “앞으로 몇달 간 신흥시장 증시는 여전히 변동성이 높다”며 “미국·일본 등 안정적인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재정정책을 완화하는 국가의 주식시장에 관심이 더 많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5월 22일 이후 MSCI지수는 5.4% 감소했다. 투자자들이 이때부터 신흥국 주식·채권 시장에서 440억 달러의 자금을 빼냈기 때문이다. 인도에서만 8월까지 3개월 간 주식시장에서 37억 달러의 자금이 빠졌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다. 스탠더드앤푸어스는 지난주 인도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연준은 오는 17~18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양적완화를 축소할지 결정한다. 블룸버그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매달 사들인 850억 달러의 채권을 750억 달러로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에 채권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등 주요 선진국 국채에 대한 손실이 올해 들어 2%가 넘었다. 채권펀드사인 블랙록은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역사상 3번째로 올해 핵심 채권투자가 손실로 마감된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 5월 1.6%대까지 주저앉았으나 2년 만에 3%에 육박했다. 영국 국채도 3%를 웃돌았고 독일 국채도 2%를 넘어섰다. 독일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를 초과한 것은 18개월 만이다. 수익률이 올랐다는 건 그만큼 채권가치는 하락했다는 얘기다.
프랑크푸르트 트러스트의 크리스토퍼 킨드 자산 책임자는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과 현금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