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가 지난달 31일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 같은 잠정 결론을 도출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38노스는 보고서에서 "증기터빈과 발전기가 들어있는 원자로 인근 건물에서 흰색 증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관측됐다"며 "증기의 색깔과 양을 볼 때 원자로가 재가동에 들어갔거나 거의 재가동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일단 "북한의 핵활동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원자로 재가동 문제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을 말하는 게 도움이 안 될 때가 있다. 확인할 수 없다"며 "그러나 정부로서도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정부의 정책이 북한에 핵 능력을 진전시킬 시간을 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현재 6자회담 참가국이 취하는 북한에 대한 자세는 북한의 비핵화를 확실히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한 고위 소식통은 "북한이 예고하고 그동안 징후도 있었던 것이므로 북한의 (최근) 핵 활동은 예상치 못한 새로운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원자로는 노심의 핵반응에서 나오는 열기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며 그 과정에서 터빈을 통해 증기가 생성된다. 이에 따라 영변 원자로에서 나오는 흰색 증기는 해당 원자로가 재가동되고 있는 지표로 볼 수 있다는게 38노스의 분석이다.
5㎿급 원자로는 일단 가동될 경우 연간 핵무기 1개 가량을 만들 수 있는 6㎏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실제 원자로를 재가동했다기 보다는 핵능력이 증강됐음을 보여줌으로써 북한과의 직접 대화에 소극적인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압박의 성격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1994년 미국과의 제네바 합의에 따라 영변 5㎿급 가스흑연 원자로를 폐쇄했다가 2002년 2차 핵위기때 합의를 깨고 재가동시켰다. 그러나 이후 6자회담을 통해 다시 가동을 중단하기로 합의했으며 2008년 6월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을 전세계에 생중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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