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국내 재계 1위 삼성그룹 시가총액이 최근 3개월 새 주식시장에서 6% 가까이 감소한 반면 2위 현대자동차그룹은 약 12% 늘어나 라이벌 그룹 간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하는 데에도 삼성그룹보다는 시세를 분출해 온 현대차그룹이나 현대중공업그룹이 더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현대중공업 그룹은 조선주 상승 덕을 톡톡히 봐 20% 이상 급증했다. 반면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쇼크'와 환율 절상 압박 등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1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에 속한 91개 상장사 시가총액은 전일 기준 702조8636억원으로 3개월 전인 5월 말(700조6449억원) 대비 0.32% 증가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현대중공업 그룹의 시가총액이 18조3440억원에서 22조7583억원으로 24.06% 늘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현대중공업이 그룹의 증가폭 대부분을 차지했다. 현대중공업 시가총액은 15조480억원에서 19조1900억원으로 27.53%나 증가했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상사 시가총액이 5~8% 선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 그룹은 3개월여 만에 시가총액이 126조1742억원에서 140조8706억원으로 14조6965억원(11.65%) 늘어나 증가액이 가장 많았다.
현대차 시가총액이 46조8088억원에서 54조6286억원으로 8조원 가까이 늘었으며 기아차는 24조380억원에서 27조8079억원으로 3조원 가량 증가했다. 이어 현대하이스코(1조145억원) 현대제철(9896억원) 현대글로비스(3563억원) 순이다. 유일하게 현대차 그룹에서 HMC투자증권만 시가총액이 10% 가까이 감소했다.
이외 GS그룹(5.64%) 포스코그룹(5.46%) 한화그룹(3.17%) 롯데그룹(1.63%) 등도 시가총액이 늘어났다.
반면 삼성그룹은 5월 말 320조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이 전일 현재 301조6709억원으로 5.6% 이상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어 LG그룹(75조원→73조원) SK그룹(74조원→73조원) 한진(4조2300억원→3조9000억원) 순으로 시총이 많이 줄었다.
삼성그룹의 경우 조선주 상승과 전기차 수혜로 삼성중공업과 삼성SDI의 시가총액이 각각 29.5%, 18.8%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20조원 이상 날아가면서 그룹의 시가총액을 끌어내렸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26조5464억원에서 206조5137억원으로 20조327억원(8.84%) 줄었다. 삼성전기도 1조원 이상 줄었으며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2000억~8000억원대 시가총액 감소를 보였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룹별로 산업 포트폴리오가 달라 명암이 엇갈린 것”이라며 “전통적 산업재, 소재 비중이 높은 그룹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오 센터장은 “9월은 시장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이라며 “다음 달부터 2014년 실적과 경기가 반영될 것으로 자동차, IT, 화학 등이 양호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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