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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의 CEO속풀이>MK회장의 용인술, ‘당진의 꿈’실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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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1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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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지난 13일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에서 열린 제3고로 화입식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참석해 7년 대역사의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더 나아가 아버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때부터 비롯돼 정 회장으로 이어진 40년에 가까운 일관제철사업의 꿈이 마무리 된 날이기도 했습니다. 정 회장 개인으로서도 자신이 살아온 평생의 절반 가까이를 이날 만을 위해 뛰어왔다는 점에서 누구보다 남다른 감회에 젖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당진제철소는 정 회장의 의지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에 의해 탄생한 것입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준공의 과정에는 정 회장의 용인술 또한 빛을 발했다는 점도 짚어 넘어가야 할 것입니다.

이날 화입식을 지켜 보며 세 명의 전문 경영인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과 우유철 사장, 또 한 명은 김원갑 부회장입니다. 전문경영인이 부각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관행이라고 하지만 한국 철강산업사에 있어 이들은 커다란 족적을 남겼습니다.

2004년 현대제철의 전신인 INI스틸이 한보철강을 인수 직후, 당진 제철소 부지에 고로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작업에 착수합니다. 이를 전후해 두 명의 최고경영자(CEO)가 부임하게 되니, 바로 우 사장과 박 부회장입니다.

우 사장은 198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1994년 정 회장의 꿈이 서려있는 현대정공으로 이전했습니다. 주 전공인 항공우주공학으로, 샛별위성 개발의 숨은 주역으로 통하는 그는 2004년 현대모비스 마북리 연구소를 방문한 정 회장에게 항공우주사업과 관련한 브리핑을 한 적이 있는데, 정 회장의 질문에 막힘없이 정답을 내놓는 그의 모습에 만족한 정 회장이 이사였던 그를 상무로 승진시켰고, 또 한 달 만에 INI스틸로 옮기며 전무로, 이어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고 합니다. 1년간 무려 세 단계를 승진한 셈이죠. 당시 브리핑에서의 인연만으로 정 회장은 그를 고로 제철소 건설의 적임자로 판단한 것입니다.

우 사장이 취임한 지 1년 후 회사에는 박 부회장이 사장으로 취임합니다. 박 부회장은 1975년 현대그룹 입사 후 현대차·기아차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쌓은 뒤 2006년 3월 다이모스 사장으로 부임했다가 9개월여 만에 현대제철 사장으로 옮기며 제철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인생을 시작합니다. 그해 10월 현대제철의 전신인 INI스틸은 한보철강을 인수해 얻은 당진 부지에 고로 건설 착공식을 거행한 직후입니다.

두 사람은 고로 건설 과정에서 현대제철의 양대 CEO로 활약해 왔으며, 현재의 직함으로 승진했습니다. 박 부회장은 당진을 비롯해 인천, 포항 등 회사 전 사업장의 사업을 총괄하면서 현대제철의 대외 활동에도 적극 나서 회사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으며, 우 사장은 1년의 대부분을 당진 제철소에서 보내며 완벽한 공사와 고로를 비롯한 전 생산라인의 원활한 작업을 현장 지휘하고 있습니다.

김 부회장은 현대제철 출신은 아니지만 현대차그룹이 제철사업을 추진하고 성공할 수 있게 한 큰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2002년 현대하이스코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2003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는데, 이듬해 INI스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보철강 인수전에 뛰어들어 성공한 뒤 계약서에 직접 사인한 장본인입니다.

이후 현대하이스코의 CEO로서 회사의 사업을 고도화시키는 한편 당진에 짓는 냉연공장 신규 건설 사업을 하나하나 챙겨 공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현대제철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실천해 옮김으로써 현대차그룹의 철강사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정 회장은 자신이 가장 정성을 들여 추진한 고로 제철소 사업을 직접 하나하나 챙기면서 지난 7년여간 이들 3명의 CEO들에게 많은 전권을 넘기고 사업 추진에 있어 힘을 실어줬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다른 계열사들의 CEO 및 임원진의 교체가 빈번하게 일어났지만 적어도 3명에 대해서는 흔들림 없이 일을 해 낼 수 있도록 밀어준 것입니다.

정 회장의 인재에 대한 믿음과 신뢰, 3명의 CEO들의 헌신적인 노력, 여기에 공사에 참여한 모든 직원들까지 삼위일체가 돼 현대제철의 당진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완성됐습니다.

또한 향후 새롭게 전개될 현대제철의 도전에서도 정 회장을 중심으로 이뤄진 탄탄한 조직력이 힘을 발휘해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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