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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운지표↑…‘남의 잔치’ 바라보는 국내 해운업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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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1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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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재홍 기자=장기침체에 빠져있는 세계 해운시장에 업황 회복을 알리는 청신호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지만 국내 해운업계는 여전히 암울한 전망을 보이고 있다.

업체별로 처해있는 어려운 상황에 더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도 사실상 멈춰버린 상태에서 세계시장의 반등을 뒤쫓을 체력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자재를 주로 운반하는 벌크선 시황인 BDI지수는 9월13일 현재 1636을 기록하며 지난 2012년 1월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겨울철 성수기를 앞두고 통상 지금이 시장 상승세를 보이는 시기이긴 하지만 최근의 오름세는 예상을 상회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세계 벌크선 운임도 케이프급 선박이 지난 6월 1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9월 현재 3만 달러 가까이 올랐고, 파나막스급이나 스프라막스급 운임 역시 각각 올해 초 대비 83%, 30% 이상 상승했다.

고병욱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문연구위원은 “케이프 시황의 결정적 요인인 중국 철광석 수입물동량이 지난해 대비 월평균 371만톤 증가했다”며 “철광석 중요 수출국인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물동량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주요 벌크선사들에게 이 같은 글로벌 해운시황 반등 분위기는 ‘남의 잔치’인 상황이다.

국내 1위 벌크선사인 STX팬오션은 현재 지난 6월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고, 여기에 모그룹인 STX그룹이 채권단 관리아래 들어가면서 구조조정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STX팬오션의 공동법정관리인은 최근 채권자들에게 현재 인력의 30%를 감축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때 국내 전체 해운업체 중 3위 규모였던 STX팬오션은 현재 급격하게 외형이 줄어 보유 선박만 해도 지난 6월에 비해 3분의1 규모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벌크선사 2위인 대한해운 역시 현재 법정관리 아래서 경영정상화에도 바쁜 상황이다.

특히 STX팬오션과 대한해운 모두 올해 초 차례로 매물로 나왔으나 모두 불발되면서 사실상 법정관리체제가 더욱 강화됐다. 다시 말해 시황 회복에 따른 공격적 투자가 더 어려워진 상태가 된 것이다.

STX팬오션은 올해 상반기 1조9418억원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매출 2조3946억원에서 19% 가량 감소했으며, 대한해운 역시 올해 상반기 매출 269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3280억원에서 약 18% 줄어들었다.

국내 1, 2위 해운업체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역시 주력 선종인 컨테이너선 시장이 미국 소비수요 증가세에 따라 미주항로를 중심으로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유동성에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지난 2분기 부채비율은 각각 835.2%, 895.1%에 달한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정부의 해운업계 지원책마저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발목이 잡혔다.

해운업계의 유동성 지원을 위한 선박금융공사 설립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 규정 위반 가능성을 들어 올해 이후로 설립 시기를 미뤘기 때문이다.

해운업계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했던 선박금융공사의 올해 안 설립이 어려워지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해운보증기금 설립은 빠를수록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준비과정이 늦어질수록 ‘사후약방문’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 해운선사들의 경영악화가 지속되면서 대형 해운사들의 인력유출 문제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책적 지원만 있다면 글로벌 시황회복과 함께 충분히 재기할 수 있는 국내 해운선사들이 재기불능 상황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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