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은 서울에서 작은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강효선 씨의 이야기를 들어 치킨 자영업의 실태를 보도했다. 8년 전 강씨가 치킨가게를 오픈할 때만 해도 근방에 치킨가게는 2개였다. 그러나 현재는 4개로 늘어났다. 강 씨는 "시장은 한정돼 있는데 사람들이 꾸역꾸역 치킨가게를 열고 있다"며 "치킨가게를 시작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말리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0년 간 치킨가게는 3배 이상 늘어 3만600개를 넘었다. 치킨가게뿐만 아니다. 인구 1000명당 음식점 수는 12개다. 이는 미국의 6배, 일본의 2배 이상에 달한다. 문제는 치킨가게의 거품이 한국 금융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 2004년 가처분소득 대비 103%에 그쳤으나 지난해 말에는 136%까지 치솟았다. 이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미국의 140%에 근접한 수치다. 미국의 현재 가계부채는 105%로 감소했다. 저널은 13년간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서명숙 씨는 공휴일도 없이 하루에 15시간 동안 일하지만 대출을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라고 전했다. 개업할 때만 해도 근처에 치킨가게는 2곳이었으나 현재 11곳으로 늘어난 상태다.
게다가 경제성장률도 지진부진해지면서 소비자의 지갑도 닫히고 은행도 대출을 꺼리고 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인 2%에 그쳤다. 한국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홍콩·싱가포르도 저금리로 대출이 늘면서 부채가 심각한 수준에 달한 상태다. KB금융그룹에 따르면 한국에서 매년 7400여개의 치킨가게가 생기고 있다. 동시에 기존에 있던 치킨가게 5000여곳도 파산하고 있다. 치킨가게의 절반 이상이 개업 3년 내 실패하고 80%는 10년 내 폐점한다.
저널은 자영업의 실태를 들어 한국 은퇴시스템을 꼬집었다. 한국인들이 새로운 차나 가전제품 등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기보다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대출을 받는다고 저널은 전했다. 대기업 직원들은 50대에 은퇴를 강요당하는데 연금 등을 받기엔 턱없이 부족한 나이다. 때문에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유독 많다는 것이다. 한국의 노동자 2400만명 가운데 25%는 자영업이다. 미국의 6%와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숫자다. 한국의 자영업자 가운데 50대 수는 32%나 늘었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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