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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봉으로 향하는 길은 벌써부터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
아주경제 기수정 기자=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추석은 예년보다 길어 연휴 앞뒤로 휴가만 붙여 쓰면 최장 9일을 쉴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 벌써 여행 계획을 세운 이들이 많다. 이 황금같은 시기에 어디로 떠날까. 우리나라 최고의 휴양지 제주도에서 천혜의 자연이 선사하는 감동을 받고 돌아오는 것은 어떨까. 그 어떤 곳보다 볼 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부한 제주도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맑은 공기, 숲과 기암괴석이 한데 어우러진 풍광이 환상적이다.
◆'단언컨대' 가장 아름다운 산책로…비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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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의 상쾌한 기운을 맛보며 산책하는 한 가족의 모습이 정겹다. |
맑고 상쾌한 공기가 코끝을 자극하더니 몸속 세포 하나하나를 깨워 정화하기 시작한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마다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제주 동쪽 구좌읍 평대리 일대에 위치한 비자림에 많게는 800년 된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빼곡하게 들어찬 숲이 장관을 이룬다.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된 비자나무는 단순림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비자림의 산책로는 원형으로 돼 있어 어느 방향으로 가나 한 바퀴 돌 수 있고 유모차와 휠체어 통행이 가능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비자나무 숲을 거닐 수 있다.
비자림을 걷는 내내 ‘사그락사그락’ 기분좋은 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화산암이 잘게 부서진 송이에서 나는 소리와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소리가 주는 선물이다.
산책로 맨끝에는 비자림의 터줏대감인 820년 된 비자나무가 엄숙한 자태를 뽐내며 서 있는데 이것이 바로 새천년 비자나무다.
비자나무숲 길을 거니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40분이다. 산책 시간은 짧지만, 비자림을 거닌 후에는 피로가 싹 물러나 심신이 절로 힐링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산책로에 깔린 송이는 원적외선 방출량이 많고 피부 노폐물 등의 흡수율이 높아 아토피 치료와 항균, 피로해소 등에 특효이고 울창한 비자림에서는 피톤치드로 알려진 물질이 나와 정신적, 신체적 피로와 인체의 리듬을 안정시켜준다.
범상치 않은 기운이 엄습하는 비자림을 걸을 땐 맨발로 걷길 추천한다.
바닥에 깔린 송이, 온 하늘을 덮은 비자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의 기운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 비자림이 주는 신비감은 맑은 날보다 흐린 날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입장료는 개인 1500원, 어린이 800원이다. (064)783-3857
◆한적한 시골 마을의 화려한 감동…섬속의 섬 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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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리처럼 겹겹이 쌓인 듯한 절벽과 검푸른 물빛이 웅장함을 더한다. |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성산일출봉 앞 성산항에서 배로 15분이면 우도에 다다른다.
제주도는 워낙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 한적한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이곳 우도에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한적한 시골 마을의 정취가 더욱 반갑다.
우도는 소가 누워있는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제주에는 우도 외에도 추자도, 가파도, 마라도, 비양도 등 8개의 섬이 있는데 우도가 제주와 가장 닮았다. 해안선 길이는 17km에 불과하지만 우도를 둘러싼 풍광만큼은 화려하다.
차로 조금 움직이다 보면 소 머리를 닮은 우두봉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탁월하다. 우두봉 정상에서 굽어보는 풍광을 지두청사(地頭靑莎)라고 부른다. 바람에 흔들리는 푸른 잔디 너머, 검푸른 바다 건너에는 제주의 명소 성산 일출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검은 모래로 이뤄진 검멀레해변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면 그 규모가 웅장한 동안경굴과 기암절벽을 가까이서 볼 수 있지만 전망대에서도 검은 해변, 기암절벽을 때리는 하얀 파도의 절경을 감상하기엔 충분하다.
하얗디하얀 백사장과 하늘빛 바다, 작은 땅콩으로 유명한 우도는 성산 일출봉보다도 먼저 해가 뜬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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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홍조단괴해변 '서빈백사'의 하늘색 물빛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해수욕하기에도 좋아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
우도에 펼쳐진 하얀 백사장은 황색 모래나 현무암이 깔린 제주 본섬의 해수욕장과 달리 더욱 이국적이면서도 산뜻한 느낌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으뜸은 눈부실 정도로 새하얀 홍조단괴 해변,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된 서빈백사(西濱白沙)다. 바다풀의 일종인 홍조류가 돌멩이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형성됐다. 바다에 새하얗게 펼쳐진 서빈백사 덕에 이곳 해변의 빛깔은 모래는 쪽빛이 아닌 옅은 하늘빛이 감돌아 더욱 이국적이다.
우도는 제주 성산항 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며 시기별로 시간이 달라진다. 여름철에는 성산항에서 오전 8시30분~오후 4시30분 운행하고 우도에선 오후 5시30분이 마지막 배다. 뱃삯은 5500원(어른 왕복 기준)이며, 승용차를 갖고 가면 2만5000원이다.
차가 없다면 하우목동항 앞 순환버스에 탑승하는 것도 좋다. 1인당 5000원이면 우도 8경중 차길에서 가까운 4경을 고루 둘러볼 수 있다. (064)782-5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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